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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6-05 01:08
 조회 : 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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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부던 바람 강호에 부돗던가.
만강 주자들은 어이 굴러 지내언고.
산중에 들은 지 오라니 기별 몰라 하노라.
* 유응부(兪應孚) : 호는 벽량(碧梁). 무과 급제 후,
첨지중추원사(僉知中樞院事)를 거쳐 평안도 절제사 역임.
1456년(세조 2) 단종 복위를 도모한 죄로 처형된 사육신
의 한 사람. 시조 3수가 전한다.
(주) 부돗던가 : 불었던가?
만강주자(滿江舟子) : 온 강에 가득한 배 사람
<감상> 중세 사회에서 벼슬자리에 나아갔다 불운을 만나
정치적 망명을 꾀하여 초야 (草野)에 묻히게 된 문무인(
文武人)들이 이룩한 이른바 은둔 문학(隱遁文學)의 기조
(基調)는 대개 연군(戀君), 우시(憂時)에 바탕하고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도 그런 예의 하나이다.
지은이는 단종(端宗)의 복위를 도모하여, 명나라 사신
의 대연에서 운검(雲劍)으로 세조를 살해할 임무를 맡았
으나, 일이 여의치 않으려고 그 날 행사에는 운검을 폐
하게 되어 뜻을 이루지 못한 당대의 무인(武人)이었다.
그 후 산중에 은둔하며 지은 시조가 이것이다.
이 작품에서 보이는 '바람'은 왕위 계승을 둘러싼 어지
러운 세파(世波)를 은유한 것이며, '강호'는 조야(朝野),
'만강주자滿江舟子'는 지난 날 자기와 같이 임금을 모시
고 있던 뭇 신하(臣下)들을 각각 가리키고 있다.
이상과 같은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각 낱말들이 지
니는 의미를 파악하고 이 작품을 대하면 이해에 조금도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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