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문학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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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6-03 01:19
방안에 혔는 촛불/ 이개
 글쓴이 : 이인자
조회 : 2,365  
방안에 혔는 촛불 눌과 이별하였관대,
겉으로 눈물지고 속 타는 줄 모르는다.
우리도 천리에 님 이별하고 속타는 듯하여라.

(주) 혔는 : 켜 있는. 눌과 : 누구와. 모르는다 : 모르느냐?

<감상> 방안에 켜 있는 촛불은 누구와 이별하였기에 겉으론
눈물을 지우고 속 타는 줄 모르느냐? 우리도 천리 바깥에 임
을 이별하고 속이 타는구나.

방안을 밝히면서도 스스로의 멸신(滅身)을 모르듯, 지은이는
임을 이별하고 멸신봉공(滅身奉公)으로 천리밖에 계시는 임
을 밝히고자 남몰래 마음을 다듬는다. 다른 사육신의 시조에
서도 느껴지는 일이지만, 그 모든 노래가 내용에 있어서는
감정이 벅차고 단장(斷腸)의 아픔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가락은 꽉 짜인 질서에서 조금도 벗어나는 일이 없다.
그것은 그들의 됨됨을 나타내는 뿌리로서 세계관이 튼튼한
데다가,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 하나의 독특한 달관에 의해서
다스려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실의 힘이란 표현형식, 이를
테면 스타일에도 독특한 인격을 풍겨 주기 마련이다.

밤늦게까지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 잡으려는 사념의 선도자로
서 물끄러미 이 궁리 저 궁리에 잠기다가, 문득 타는 촛불에
착상의 날개가 앉는 그 품(措辭)이 남달리 시적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시조가 갖는 특징이다.
길 잃은 행인에게 갈 길을 밝혀 주듯 촛불은 입으로서가 아
니라 행동으로서 말을 하고 있다. 어찌보면, 그 모습이 자기
가 천리 바깥에 가 있는 임과 이별한 처지와 꼭 닮았을까.
으쓱해지는 깊은 밤, 하염없이 눈물짓는 촛불은 임과 이별
한 자기의 마음이 타듯 하기만 한다.

여기서 임이란 단종이다. 생각하면 유교에 몸이 젖었던 선
비들의 윤리가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았고, 삼강오륜의 우두머리에 군위신강(君爲臣綱), 군신
유의(君臣有義)를 두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 같은 군신의 도리에 살았던 지식인으로서 정통 왕위의
계승자인 단종에의 헌신성은 어느 누구도 지워 버릴 수 없
는 절대의 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시조는 그러한 심성의 표현이다. 타는 촛불에 의탁하여
마음을 표현해 낸 비범(非凡)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른 곳을 살펴보니 조금 달리 표현된 부분도 있군요 ^^

홍촉루가(紅燭淚歌)

방안에 혓는 촛불 눌과 이별하였관대,
겉으로 눈물지고 속타는 줄 모르는고
저 촉(燭)불 날과 같아서 속타는 줄 모르도다

이 시조는 영월땅으로 귀향간 단종과 헤어진 뒤 남몰래 단
종을 그리는 충성심을 노래한 글이다. 옥중 작품으로 알려
져있는 이 글은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
진 그의 촛불과 같이 불태운 대의(大義)가 잘 나타나있다.

이개는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호는 백옥헌(白玉軒), 본관은
한산(韓山)이다. <훈민정음>과 <동국정운>의 편찬에도 참여
했다. 사육신으로 국문을 당할 때 그는 작형(灼刑)을 당하
면서도 태연하였다고 한다.
성삼문등과 함께 같은 날 거열형(車列刑)을 당하였는데, 수
레에 실려 형장으로 갈 때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고 한다.

우정처럼 중하게 여길때에는
사는 것 또한 소중하지만
홍모처럼 가벼이 여겨지는 곳에는
죽는 것도 오히려 영광이네
새벽까지 잠자지 못하다가 중문밖을 나서니
현릉의 송백이 꿈속에 푸르구나

* 우정 : 우나라 우왕이 9주의 쇠를 거두어 9주를 상징하여
아홉 개의 솥.
* 홍모 : 기러기 털, 아주 가벼운 것
* 현릉 : 문종의 능

오병두 11-05-21 14:15
 
사육신의 고통과 죽림골의 한탄가가  조화를 이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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