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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17 05:39
 조회 :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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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있는 풍경
정 유 지
안개가 도시 한 복판을 점령했다, 가슴 저리게
떨리도록 비를 불렀다, 비는 말이 없었다
밀물로 왔다 썰물로 나가버린 물줄기처럼
여운만 남길 뿐이었다, 보고 싶다는 말조차
안개 끝 잘려나가는 다리 위에 홀로 서서
속 깊이 울어야 했다, 우는 법 모르던 나이에
안개가 된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다
육체로 모여드는 광기의 찌꺼기들이
노오란 정액이 되어 야생화에게 버려졌다
감당하기 힘든 시절, 나조차 어쩔 수 없는
끝내 비가 나를 에워싸 버렸다, 숨 가쁘게
안개에 내 몸을 맡겼다, 별이 탄생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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