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천乾川

 
김덕남
 

기저귀 밑에 깔고 형님이 새고 있다
누수로 젖어오는 철침대가 녹이 슨다
물길이 말라가는지 손발이 앙상하다

콸콸콸 물살 소리 새끼 치던 큰 거랑
들녘을 흠뻑 적셔 물새가 떼로 날던
자갈돌 구르지 않고 금이 간 채 누웠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아득한 그곳으로
휘돌다 엎어지다 돌부리에 걸려가며
몸속을 다 비워내고 마른 내를 건넌다

 
ㅡ『다층』(2019,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