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집 <빈터에서>

                       김 종식

 

 

칡꽃도 피다 지친 옛 터에 찾아와서

여기쯤 안방이고 이곳은 마루던가

아련한 퍼즐 조각을 맞춰보고 서 있네

 

마당 가 꼬리 치던 누렁이 어디 가고

풍상을 이고 지다 등 굽은 돌배나무

바람결 어머니 음성 환청인 듯 걸렸네

 

책 보를 팽개치고 뛰놀던 너럭바위

온종일 물장구에 파랗게 웃던 입술

모두 다 어디 숨었나 술래 홀로 남기고

 

냇가에 송사리 떼 여전히 숨바꼭질

추억은 여울 따라 가슴에 흐르는데

꿈인 듯 흘러간 세월 어제처럼 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