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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7-31 00:34
 조회 : 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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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코스모스/ 김석영
석달 열흘 지나도록
비 한 방울 없는 여름
눈물샘도 말라버린
갈라져 터진 마음자리
시들어 처진 잎새로
목숨하나 붙어 있다.
불타는 햇빛아래
풀기 없는 땅위에다
가느다란 뿌리 박고
겨우겨우 살아가는
가엾은
코스모스가
영락없는 내 꼴이다.
고국 누이 편지 속에
함께 보낸 꽃씨 몇 개
고향 얘기 나누자고
창문 밖에 심었더니
낯선 당
모진 날씨에
꽃 피우기 어려워라.
두엄냄새 풀풀 나는
논두렁 밭두렁도
고무신 밟고 가는
먼지 나는 신작로도
밤마다
꿈에 보여도
옆에 살던 민들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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