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캔 교수의 시조집 '도심의 절간' 바로 알기

                                                                                                - 자헌 이정자

꼭 8년에 접어 들어 이의를 제기한다. 맥캔 교수의 시조집 『도심의 절간』을 한역(韓譯)한 것은 시조가 아니다. 맥캔 교수의 영시조도 제1부는 극히 몇 작품을 제외하곤 시조가 아니고 자유시이다. 2부와 3부는 구 중심으로 7/7/, 7/8, 8/8, 9/8 등등의 음절로 시조의 형식을 갖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다. 그러나 한역된 것은 시조가 아니라 자유시이다. 그러므로 도심의 절간을 시조집이라 한 것은 잘못이다. 특히 시조를 모르는 독자는 ‘시조도 자유시와 같네. 무엇이 다르지?’ 하고 의아해 하며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한역도 시조를 제대로 아는 번역자가 해야 한다. 책 뒤표지에 실린 고은시인의 단평은 더 가관이다. 시조시인에게 아니 시조를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야지 시조를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해 썼으니 어이가 없다. 자유시를 쓰는 시인들도 학교 다닐 때 시조를 배웠을 텐데 어찌 그렇게도 모를까? 고은 시인도 어찌 그렇게 시조에 대해 문외한일까? 아무리 자유시를 쓰더라도 우리 것인 시조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을 난 이해하기 어렵다. 학교 때 국어시간에 배우고 우리 역사와 직결되는 그 유명한 ‘하여가’ ‘단심가’도 모른단 말인가. 그 형식이 바로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가장 바람직한 시조의 형식이다. 지금이라도 시조의 형식을 모른다면 ‘하여가’와 ‘단심가’를 암송해 보라. 그리고 단상(斷想)을 시조로 옮겨보라. 우리말은 거의가 2.3음절이다. 4음절은 2음절 +2음절, 5음절은 2음절+3음절이다. 여기에 맞춰보면 시조의 형식이 나온다.

웃으면/ 복이 와요/ 다같이/ 웃으봐요

이렇게/ 웃다보면/ 근심 걱정/ 달아나요

모두들 /웃음보따리/ 풀어 놓고/ 살아요.

모두들 /들어봐요/ 내 말 좀 /들어봐요

시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내말을 / 곱씹어 보며/ 자기 말을 / 써 봐요.  

이렇게 /이어가면/ 끝없이 /많아져요

무엇이 / 어려워요/ 하나 둘 / 말해 봐요.

절대로 /안 어려워요/ 오늘 한일 /써 봐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식사하죠

식후엔 / 이를 닦고/ 단장하고 /출근하죠

그렇게 / 하루가 시작 / 좋은 하루/ 되소서.

*****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 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 이은상

도심의 절간

           데이비드 매캔 시조집/ 전승희 옮김

           발행 2012년 9월 10일

           펴낸 곳/(주)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