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조 모음





1. 새벽길/이정자



흰 구름 달을 물어 하늘빛은 흐리고

낙엽은 바람 물어 앞서가며 소곤대고

새벽별 등불이 되어 나의 길을 비추네.

(2005.3.3)





2. 연꽃(1)



갈맷빛 치맛자락 열 두 폭을 드리우고

연분홍 저고리에 아담하게 단장하곤 

부처님 봉양 드리는 아름다운 연화보살.

(2005.4.3)





3. 빈자리 





채워진 자리마다 푸근하고 뿌듯하고 

아무리 일궈내도 다함없는 知의 세계 

날마다 보태어 담아도 갈증 나는 빈자리







4. 할미꽃 



자주빛 할미꽃이 양지바른 산등성서

다소곳 인사하며 고향생각 안겨주네.

긴세월 잊고 살았던 어린 꿈이 돋는다.





5. 부활의 의미



앙상한 가지마다 꽃잎이 피어나고

꽃 지자 그 자리서 새잎이 돋아나니

또 다른 부활의 의미 거듭남의 생명이네.

(2005.4.11) 





6. 가을 하늘 



무심히 바라다본 티 없는 가을하늘

한참을 바라보다 빠져버린 눈동자엔

새파란 하늘이 박혀 눈길마다 적시네.

(2005.8.23)





7. 가을 바람(05)



따가운 햇살 싣고 달려오는 가을바람

스치는 손길마다 고운 물감 풀어내어 

훌훌이 떠나버려도 오색수로 남기네.

(2005.8.24) 



        -  제5시조집 [시조의 향기]에서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