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는 시조로 꾸미는 아름다운 한글서예전에 출품된 작임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2009.9.8-~13

이정자의 단시조 모음(2) 






  11. 어머니/박병순**



눈 펑펑 쏟아지는 사 십리 새벽길을

그렇게 뿌리쳐도 싸 주시던 그 보따리

호젓이 걸으면서야 어머니 맘 알았다. 







12. 분이네 살구나무/정완영**



동네서 젤 작은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13. 어머니 낮달/김남환 



당신이 벗어놓고 간 세월은 암자런가

무성한 초록 너머 낮달로나 오신 당신

철쭉꽃 몸으로 태우며 벼랑 끝에 섰습니다.







14. 청(靑)/한분순**



.여름은 

내 곁에 

아직 무성(茂盛)히 있네



깊숙한 골짜기에서 

한잠 자고 

이내를 건너 



더러는 

빠뜨리고 더러는 

또 손에도 들었네

 





15. 석국/성철용**



예 놀던 선비 모셔 우리 둘 다 신선되어 

선비는 옛날 걸고 자신은 오늘 걸고 

사인암 

보는 앞에서 

바둑 한 판 두고 싶다. 







16. 장미에게/이상범



비단을 목에 두르면 삼이웃이 따뜻했다

비단을 구긴 듯이 더러는 펼친듯이

명주를 칠칠이 감고 추운 겨울 나고 싶다.







17. 찔레/리진(김일성대 졸, 6.25참전,  57년 소련 망명, 무국적)



반룡산 양짓길에 연분홍 짙은 향기

가시가 하도 많아 꺾어줄 수 없었는데

이 마당 호화한 장미 네가 멀어 못주지. 







18. 사랑/김민정 **    



우리가 가는 길은 산길 들길 모래밭길 

때로는 바람 불고 때로는 비 내려도 

내 안에 

머무는 그대 

불빛처럼 따스하다  





19. 구름/우숙자**



영 넘어 꽃구름은 비구니의 선실인가

마음껏 껴안으리 하얀 밀어 담긴 숲 속

이처럼 

아름다운 날 

죄스러운 합장이여.





20. 뱃놀이/양계향 **





잔잔한 물결위에 배를 띄워 저어가니

시원한 강바람은 가슴에 스며들고

내 맘은 물결과 같이 푸르고도 맑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