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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0-20 14:34
<역동시조문학상 심사평>과 수상작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754  

<역동시조문학상 심사평>

 

선비정신을 계승하는 시조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려진 작품은 한마디로 붓의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백중지세(伯仲之勢)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만큼 응모한 작품마다 고유한 빛깔의 독자적인 미학을 견지하고 있었다. 역동시조문학상은 최초의 시조시인 역동 우탁 선생의 선비정신을 기리고 아울러 그의 문학적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시조문학상이라 명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역동시조문학상은 역동의 시대정신을 계승하고, 시조문학의 “붐” 조성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시조 문학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시조 작품의 질적 향상을 끌어올린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역동시조문학상은 단 한 명에게만 수상의 영광을 주어지는 것이 아닌,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형태를 띤 일종의 ‘역동시조문예축전’ 같은 축제의 장이라 할 수 있다. 공모전 성격상 대상, 은상, 동상으로 나눠서 수상하는 것뿐이지 동상 이상 수상작 모두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이었다.

모든 작품을 대상 수상작으로 올릴 수 없는 본 공모전 규정상 어쩔 수 없이, 시조의 율격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자기 미학에 충실한 작품 또는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듭하게 되었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역동 우탁 선생 관련 소재를 가지고 창작된 작품은 우대한다”는 공지대로 이를 지킨 응모자는 예심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음을 밝힌다. 비록 등단이 짧은 이력의 작가라 할지라도 작품의 완성도나 독특한 시조 미학, 철학적 성찰 등을 고려해서 동상 이상의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대상 후보로 압축된 작품은 권천학의 「초침(秒針)」, 벼리영의 「우탁 선생」 이렇게 두 편이었다. 권천학의 「초침(秒針」은 ‘신 탄로가(嘆老歌)’란 부제(副題)를 통해 알 수 있듯 이른바 ‘현대판 탄로가’로 볼 수 있다. 세 수(首)로 된 시조로써 여성 특유의 세련미를 바탕으로 각 수 종장마다 철학적 성찰과 자기 미학을 바탕으로 주제를 부각시키는 시적 울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더구나 시계의 초침을 시적 대상으로 삼고, 이를 대자연의 섭리로 육화시키는 선 굵은 시안(詩眼)이 번뜩이고 있었다.

아울러 벼리영의 「우탁 선생」은 ‘문희공 자취를 읽다’란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역동의 삶을 유려(流麗)한 이미지로 재조명하고 있었다. 옴니버스 시조 형식을 취하면서, ‘사인암 푸르른 솔’과 ‘구계서원’을 통해 역동 선생의 일대기를 파노라마 같은 이미지 전개로 격조 높고 안정감 있는 정형미를 구가하고 있었다. ‘역동서원’을 천편일률적으로 시적 소재로 삼았던 기존의 응모작들에 비해 ‘구계서원’을 시적 소재로 삼은 것도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권천학 시인은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40여 년 동안 시와 시조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해온 중견 시인이며, 작년 역동시조문학상 본상 최종심까지 올랐던 점이 부각되었고, 벼리영 시인은 『월간문학』으로 등단했으며, 국내 문학상 수상과 개인 시조집을 세 권이나 출간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작품 수준과 문학적 역량이 검증된 분들이라,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역동시조문학상을 수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에, 심사위원들의 오랜 토의를 거쳐 올해는 금상 수상자를 내지 않는 대신 두 분 모두를 공동 대상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은상에는 김선옥의 「역동서원 앞에서」와 한다혜의 「우탁 흐노니」가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김선옥의 「역동서원 앞에서」는 서정의 필체로 엮어내는 시적 전개가 물 흐르듯, 문학적 역량이 탁월했으며, 작가정신을 담아내는 안정된 보법을 추구하고 있었다. 세 번째 수의 종장에서 노래한 ‘가을을 한 판 들고와 / 추임새를 놓는다’라는 표현은 절창 중에 절창이었다.

한다혜의 「우탁 흐노니」는 우탁 선생을 기리고 그리워하는 시적 긴장감이 절절하게 묻어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흐노리’란 말이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 동경하다’는 순우리말인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으면서, ‘낯선 감정이입 효과’마저 자아냈다. 두 분 역시 손색없는 작품을 구가하고 있었기에 김선옥의 「역동서원 앞에서」와 한다혜의 「우탁 흐노니」 두 편을 은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동상 수상작은 정용현의 「역동선생을 그리며」 , 최운선의 「和心」 두 편이 선정되었다. 정용현의 「역동선생을 그리며」는 ‘안동호’를 부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갈무리된 언어로 시적 대상을 형상화시키는 역량이 탁월했다. 최운선의 「和心」은 따뜻한 가족애를 질박한 언어로 표출해내는 잔잔한 울림이 시골의 구들장처럼 전해주고 있었다. 이외에도 마지막까지 거론된 작품은 「테트라포드」였다. 불황기의 비정규직을 시적 대상으로 삼아 장중한 시적 울림을 꽃피우고 있었으나, 같이 투고된 작품 수준이 고르지 못한 것이 걸림돌이었다. 또 다른 작품 「人力 시장」도 마지막까지 거론되었다. 현실인식을 기본으로 한 시적 구도와 언어의 조탁 능력이 탁월했다. 본 공모전 특성상 역동 선생 관련 작품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모 규정상 아깝게 비선(非選)된 분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아울러 대상을 비롯해 대상, 은상, 동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 심사위원 : 이광녕(문학박사, 전 한국시조협회 이사장), 김윤숭(한국시조문학진흥회 이사장), 이정자(문학박사, 본회 상임고문), 정유지(문학박사, 본회 명예이사장)

(대표집필 : 문학박사 이광녕)

 

  

 

<대상 공동수상작>

 

우탁 선생

  -문희공 자취를 읽다 

                     벼리영

 

 

 

1. 사인암 푸르른 솔

 

돌이 된 캔버스에 초록꽃 돋아난다

우뚝 선 기암절벽 절리에 새긴 충심

훈풍을 몰고 온 당신 천년 사표 되셨지

 

 

목숨을 구걸 않는 서슬 푸른 지부상소

한 시대 곧은 족적 남기는 담론 하나

투명한 운선계곡에 획을 크게 긋는다

 

 

문희공 씨앗 되어 다시 핀 초록 나무

너럭바위 쉬다 보니 풍화에 찢긴 세간

난세를 한탄하면서 탄로가를 읊는다

 

 

2. 구계서원*

 

세상을 지펴 놓고 천년을 향해 가는,

질곡으로 거듭난 고유한 서화 한 폭

진덕문 들어선 선비 추경 속에 물들다

 

널따란 마루 건너 묘현사** 찾아드니

모과 향 피워 놓고 낙엽을 태운 시월

역학을 읽는 소리가 고요를 깨뜨린다

 

당신을 흠모하며 노랗게 물든 서정

후대에 울림 되는 청빈한 인생 여정

추향제 올리는 서원 갈바람이 살갑다

 

 

 

*영남대 민속촌에, 고려 말 유학의 큰 스승인 역동 우탁 선생을 모시고 있는 서원

** 우탁 선생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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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침(秒針)

-신 탄로가(嘆老歌) 

                 권천학


 

초침에 이끌려서 지구가 돌고 돈다

정해진 분침 시침 일정한 보폭 따라

가랑이 늘여 뛰어도 앞선 걸음 한뼘 앞

 

길다고 우쭐대고 세다고 껑충대도

눈 깜짝 짧은 찰나 섭리의 길이 되고

축(軸) 이룬 묵직한 힘에 자정의 문 열린다

 

궤도의 그 길 따라 흐르는 행성 되어

가슴을 파고들듯 절벽의 그 순간에

온 세상 우주만물이 휘감기는 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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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수상작>

 

역동서원 앞에서

                     김선옥


 

별처럼 반짝이는 역사속 문희공파

역학의 수레바퀴 천년을 저리 열듯

선비혼 피워낸 문향

가슴 철필 새긴다

 

후세에 빛난 명성 탄로가 읊는 후학

영원을 향한 자리 낭송이 끝이 없고

지금도 생생한 파장

단풍처럼 물든다

 

서원에 깃든 가락 선비의 곧은 절개

당신을 사모하는 시 한수 치는 붓끝

가을을 한 판 들고와

추임새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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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탁 흐노니* 

                한다혜

 

 

천년을 빛낸 이름 사인암 번진 묵향

쩡쩡한 목소리가 묻어난 병풍절벽

청솔빛 갈바람 타고

시월 계곡 건넌다

 

군왕을 호통쳤던 기개가 살아나고

푸르게 남긴 행간 맴도는 서정의 붓

백발을 막는 시문이

시조의 꽃 피우다

 

올곧음 곧지 않음 마음을 바로 잡고

섬기는 군자의 길 성심을 새긴 대밭

지금도 꿈에 그리듯

참선비를 맞는다

 

 

 

*순수 우리말로써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 동경하다’의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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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수상작>

 

 

역동선생을 그리며

-안동호

           정용현

 

 

물빛이 선한 날엔 그날의 투영일까

참선비 도포자락 잔잔히 물결친다

내 걸던 격정의 숨결 심연으로 맴돈다

벌 나비 사뿐 타고 넘나든 자락으로

달빛을 환히 밝혀 다독인 책장마다

창창한 대쪽의 정신 가다듬어 새긴다

오색을 물들이다 분분한 백설 지나

춘풍에 날린 시름 장고 끝 세운 푯대

아직도 청청한 울림 노을 속에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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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心 * 

         최운선

 

 

쿰쿰한 메주덩이 곰팡 난 구석구석

그 속살 숙성되어 검버섯 피워내니

할머니 눅눅한 손맛 항아리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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