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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1-18 18:25
비단 향꽃무
 글쓴이 : 손홍집
조회 : 3,004  
비단향꽃무  (8.15 광복절에 붙여)

 

                              時調/ 月雲 손홍집

 

 

꽃넝쿨 이우러져 밤 사락 타흐르니
가슴에 타는연정 붉은꽃 피워물고
애타는 열두 굽이에 하얀천이 걸렸네.

 

적막한 달빛타고 은하수 건너가듯
섬섬옥수 고운손짓 별빛무리 흩뿌리고
배꽃에 젖은 미소인양 서름 밟고 흐르네라...

 

아! 보라 저 춤사위를
학이 나래접듯
구름이 둥실 떠흐르듯
일렁이는 가슴팍에
해오름 반짝이는 동녁
벗꽃피는 나래 깃-

 

핏방울 똑똑 떨어져
온 땅을 물들여도

 

이울젖은 속살빛에
꿈의나래 펼쳐들고

 

한밤을 잦아올리는
천공의 숨결일레~

 

 

* 내 할아버지는 독립투사였다.일제 때 돈보따리(엽전)를 짐어지고 그것을 중국의 독립군에게
  전해주기 위해 강가에서 배를 기다리다 미행한 일본인 순사들에게 잡혀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서대문 형무소에서 형을 살았는데,당시 판사가- 그대는 인물이나 두뇌가 너무

  총명하여 차마 형량을 내리기가 아깝다!- 라고 했다 한다.그래서 내 아버지 형재들은 그 나이차가

  무려 10년의 차가 나타난다.큰 고모와 아버지가 그렇고,작은아버지와 막내 고모가 또한 그렇다.
  그만큼 가정을 뿌리치고 살라온 탓에 훗날 집에 돌아왔을 때도 할머니와는 서로 등을 돌리고 사셨다.
  할머님이 그 할아버지를 용서치 않으신 게다.아뭏튼 할아버지는 쫒기며 제주도에서 작은 암자에
  들어가 살았다고도 한다.내가 중학교 때 임종하셨는데,난 항상 그 할아버지의 완벽한 모습에서
  곧 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 여기 [비단향꽃무]는 곧 내 할아버지를 일컫는 뜻이다. 

                                                                                2005년 8월 15일 보성에서-

 

   

          ** 학춤 **

 

 

잠이 안오는 밤이면 어김없이 나타난 학

한마리 학이되신 할아버지 영혼체가

허공에 너울짓 너울짓 춤사위를 비쳐줍니다.

 

참빛에 노를젓듯 해맑은 풍경이듯

어느날은 사공이요 어느날은 신선이니

손자의 여린 가슴에 사공이듯 하더이다.

 

안을사 끊길사 젖어드는 옷매무새

대숲에 스쳐가던 바람결 일렁이듯

고요한 창살을 뚫고 달빛처럼 비쳐듭니다.

 

님 떠난 그세월이 어제련가 그제련가

가슴속엔 그자취가 또렷하게 전해온데

숨결은 오간데 없고 형상만이 나부낍니다.

 

하많은 세월중에 잊은적은 없사오나

부질없는 생각중에 잊은적은 있사오니

꾸지람 내리시어든 채찍부터 때리소서!

 

해마다 단한번씩 내 집에 찾아와도

제삿상 맞지 못하니 만나뵐 낮이 없고

이밤도 서툰 글씨에 눈물자락 베입니다.

 

달품고 별빛안아 님에게 달려가오리니

학처럼 고운 버선발 앞세워 마중하소서

님과 둘 나란히 서서 학무(鶴舞)를 추렵니다.

 

 

 

 ** 雪 **

 

 

사각 사각

님이 오는소리-

 

사락 사락

님이 가는소리-

 

비단 향무꽃 춤추는 설야월적(雪夜月寂)....

 

사르르

님이 오는소리...

 

사르륵

님이 가는소리...

 

 

 

  ** 눈물 **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할아버지 떠올리고

그 학춤을 구경할 때나 그 장면을 상상할 때나

언제나 눈물이 앞섶을 가려 차마 눈조차 뜰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눈물을 잊은지 무척 오래입니다

그러나 난 눈물이 샘솟아 앞을 가립니다

이것이 정녕 병이라면 치유할 길 없으오리까?

 

어릴적 자상하신 할아버지 그모습에

제 가슴 속속들이 파도를 일렁이여

마음에 비를 뿌려서 눈물을 만듭니다.

 

 

 ** 서산 앞바다에서 **

 

빗줄기 서린가슴 핥고 또 핥아가도

망연한 파돗결엔 그리움 넘쳐나고

갯벌의 갈매기 떼만 한가롭게 노니네-

 

가슴을 열면 휑 하니

파도가 밀려들고

가슴을 닫으면

그 안에 섬이 형성되네

아뿔사! 이내 가슴을 어디에다 저미랴.

 

눈을 감으면 뾰얀

햇살처럼 투명한 넋

 

밤새 나의 벼게머리 적시고

이 바다에 떠 있네

 

산처럼 고요한 그 풍상에 마음마저 무겁다...

 

나흩네라 부딧네라

흐느적인 숨결이랴

 

파도는 절벽끝에

말없이 달겨들고

 

무심한 수ㅡ평선 위엔

돛배마저 없구나....!

 

 

      ** 파도친 그리움 **

 

보고픈 마음결에 당신향해 갑니다

무성한 숲을지나 푸른빛 바다건너

한자락 옷섶에 쌓인 그 정 뵈러 갑니다

 

연푸른 새벽빛이 창가에 스며들면

뽀오얀 안개타고 님향해 내닫습니다

세월도 가슴에 안고 마냥 달려 갑니다

 

해 가고 달 지면 그리움 잊혀질까

망중한 달래강에 씻임굿도 하오련만

뼈마디 굵은 사무침에 눈물 절로 흘립니다

 

보소서 님이시여 창백한 달님이여

어젯밤 꿈속에선 부용꽃 닮았더니

아침에 눈뜬 자리엔 태양으로 남습니다.

 

 

    ** 정처없는 발길 **

 

낙동강 칠백리길 정처없이 걷노라니

햇살은 비단강에 금빛물결 출렁이고

허름한 나그네 심사 바람앞에 멈추네.

 

훠어-이 훠어어-이

왜치는 사공의 소리

 

물가름 번쩍안아

삿대에 살폿 얹고

 

타오른 석양낙조에

노랫가락 흥겹다~

 

달빛이

고고하니 물빛도

여유롭고

나그네 도포 깃은

물결에 춤을추니

이태백 야윈 달빛이

안아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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