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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11-22 01:15
 조회 :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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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심
전선줄 눈꽃 위에 햇살이 앉은 오후
은빛의 빙상장엔 만국기가 춤을 춘다
동장군 살을 에어도 벌것벗은 미소들.
-김진길(kigil5230@hanmail.net)
<뽑는 말>
시조 작품에서 객관적인 사물을 대상으로 할 때 지금까지의 많은 시조 시인은
그 사물의 외형을 묘사하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시조 작품에서
나타내야 할 일은 사물의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지니고 있는 내
면 세계를 추구하는 일이다. 내면 세계를 추구한다 함은 그 사물의 본질에 접
근하는 길이 되는 것인데 자칫 사물의 본질을 즉흥적인 타령이나 감정의 표출
에서 구하려는 것은 금물이다.
김진길의 <겨울 동심>은 제목이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시상이 단조롭고 평이
로우나 초장의 '전선줄 눈꽃 위에 햇살이 앉은 오후' 와 같은 표현에 있어서 상
념이나 감각이 신선하고 개성적이다. 또한 시조 형식미에 나타난 짜임새나 운
율 면에서 어느 정도 성숙함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종장의 ' 벌거
벗은 미소들'에서 '벌거벗은'의 이미지가 매우 모호하고 부적절한 느낌을 갖게
한다.
- 김 준(시조 시인 ·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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