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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7 00:13
 조회 :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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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요번 가을 호에는 세분의 작가상과 두 분의 신인상 당선작을 내는 그야말로 결실의 계절을 맞아 수확한 알찬 가을걷이라 하겠다.
<동백 숲에서>의 작품의 한휘준 님은 이미 계간 <시세계>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분이고 <겨울나무>의 조평진 님과, <거미줄>의 황정자 님 또한 <한맥문학>을 통하여 이미 등단의 절차를 밟으신 분으로서 다시 한 번 본지에 시조의 장르로서 문학적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작품을 보내 오셨다.
작품 <동백 숲에서> 거센 해풍 속에서 사철 푸른 삶을 살며 꽃샘추위에 꽃을 피워내는 동백나무의 생태를 미수를 앞둔 노모의 삶으로 조명하여 본 화자의 시적 의도가 잘 표출된 작품이고 <겨울나무>는 3수 연작의 서경시로서 세한도, 삭풍 , 설화 등 시어를 적소에 배치하여 정형시로서 요구 되는 연과 연의 고리 및 상의 연계를 훌륭히 소화 시킨 역작이라 하겠다.
특히 3수의 “묵은 옷 훌훌 벗어 던질 수 있는 자만/ 비로소 새 옷으로 갈아입는 그 영광을”의 초장 중장은 극히 평범하면서도 비범성을 나타내 주는 시구로 많은 시사를 내포하여 주는 절구의 작품이다.
황정자님의 <거미줄> 작품은 시조의 꽃인 평시조로서 거미줄에 맺힌 아침 이슬을 하늘까지 닿을 수 있는 은빛 사다리로 그려낸 풍부한 시적 감성과 신선함을 함께 우려낸, 단수가 요구하는 축약과 절제미의 가작(佳作)임을 알 수 있다.
세분 모두 새로운 터전에서 좋은 역할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신인상으로 두 분의 당선작을 뽑았다.
강봉균 님의 <금강2> 작품은 부제 청백송에서 밝혔듯이 강을 낀 암벽 틈에 뿌리를 박고 온갖 풍상을 견디며 고고히 자란 노송을 그린, 그 속에서 인간의 무구한 꿈과 애환과 불굴의 의지를 표출한 무던히 고심하며 쓴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다.
설한풍 같은 고어투 수정과 자구 및 율격 정리를 하면 파격의 우를 범하지 아니한 더욱 좋은 작품이 빚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영애 님의 <월영교 노인>을 올려본다.
제목이 주는 독특함 때문에 한참을 읽어 보았다.
그냥 < 월영교에서> 했으면 얼마나 편했을까. 굳이 노인이라는 한정적 상을 담으려 하니 토씨 하나에도 부담이 되는 정형의 자구 속에서 세월, 가을, 낙엽, 모습 등 시어의 중첩이 자칫 군더더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 본다.
다만 시조가 요구하는 시상의 전개가 마치 비단필 엮듯 유연히 이어간 솜씨가 오랜 내공의 과정이 보여주는 시적 역량을 가진 작품이기에 선뜻 당선작으로 미는 바이다.
이제부터 출발하는 마음으로 모두들 새 지평을 열기 바란다.
심사위원: 박병순 김준 김교한 장지성 유자효 정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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