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환경스페셜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국내 돼지를 키우는 농가를 취재한 것인데, 태어나자마자 푹신한 자리가 아닌 쇠창살로 된 바닥에서 찬 기운을 느껴야했는데, 그것은 분비물을 아래로 배출시키기 위한 배려라고는 하지만 어린 돼지의 입장에서는 섬뜩한 차가움 이었으리라.  이빨을 자르고 꼬리를 자르고 눈도 안 뜬 어린돼지에게 항생제와 같은 주사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라더라. 

   (잘린 꼬리 부분에 피가 아직 맺혀있다.)

한 달이 지나면 어미젖을 떼고 아기돼지들만 따로 키우는데 그 이유가 어미가 다시 임신을 하기 위해서 라고 하니 그렇게 일찍 어미젖을 뗀 아기돼지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난폭해져서 자기들끼리 물어뜯고 싸운다고 한다.  그래서 이빨을 자른다고 하니 아무리 사람에게 희생될 동물이라 하지만 잔인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자라난 돼지들이 죽을 확률이 높고 주사가 없으면 생존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고기에 영양가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비싼 한우보다 값싸고 영양 많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서민들에게 과연 이것이 바른 먹거리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돼지고기를 살 때마다 수입산 쇠고기와 값이 맛 먹는 것에 이상하다 생각했더니 바로 그 어린돼지들에게 접종하는 각종 주사약값을 소비자가 떠안는 것이었다.  면역성을 길러주는 특별한 사료와 결국 주사약을 먹고 살았단 말인가.  빨리 살찌우기 위해서 운동도 시키지 않고 서로 몸이 닿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작은 우리 속에서 키워 5,6개월이면 팔려나간다고 하니 정말 이런 돼지고기 먹어야하는가.

그건 소와 닭도 마찬가지였다.  키울 때부터 전염병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주사를 달고 살았다.  그러니 국내산 한우가 턱없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었을까?

반면 뉴질랜드와 다른 나라에서 돼지와 소를 키우는 농가를 소개했는데, 거의 방목에 자연적으로 키우고 있었다.  광활한 목장에서 자유롭게 스트레스 없이 자라난 소들이니 값이 싸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소와 돼지는 항생제도 거의 투여하지 않았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주사만 접종하는 수준이었다.  소와 같은 경우도 사료를 거의 먹이지 않고 자연적인 먹이를 먹여 키우고 있었다.   물론 병에 걸리는 동물에 한해서 주사를 하지만, 예방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주사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비싼 항생제와 각종 살찌우는 성분이  들어간 사료를 먹고 자란 국내산 소와 비교가 됐다.

한국은 뉴질랜드보다 30배정도의 항생제를 투여하고 미국보다는 약 6배의 항생제를 쓰며 또한 유전자를 조작하는 사료를 먹인단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싼값에 들어오게 되면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가 판매부진을 보일것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소비자가 제대로 알면 문제가 없을 듯이 보인다.

미국산 소는 거의 더운 지방에서 사육한 반면에 호주나 뉴질랜드는 4계절이 있는 곳에서 자라서 국산 소와 다름없이 추위와 더위를 이겨낸 살과 뼈라서 그리 다를 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도가니탕이나 꼬리곰탕 같은 것은 아주 값싸게 먹을 수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양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했다.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을 이겨낸 뼈가 아닌 것은 그다지 약효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우리나라에도 외국과 같이 넓은 우리와 적당한 운동에 푹신한 바닥을 제공하여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먹는 자들이 제대로 알고 바른 먹거리를 원한다면 그런 사육방법은 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