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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根石을　찾아서/　 제천 東山　산행　Photo 에세이
(２００８년　４월　１일／　제천시　동산／성내리－무암사－　남근석－　７２０봉－　６７０봉　낙타바위，　장군바위－왕건세트장－　느티나무　쉼터－성내리/ 고양 한뫼산악회 따라 ）　

*. 수몰지역 성내리에서
3년　전에　남근석을　찾아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의　동산(東山, 896.2m)에　다녀와서　산행기를　써서　인터넷에　올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림이　배꼽만　남고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용량을　너무　차지한다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때　쓴　글이 아쉬워 가필　정정하리라 벼르다가 동산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무암 개울 가 쉼터에 새 모양의 멋있는 바위가 고목과 어울려 있습니다.
봉바위입니다. 이 봉바위를 동내 입구 '마을 자랑 비'가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봉바위를　옛날에는　봉이 나는 형상이라 하여 봉비암(鳳飛岩)으로 불렀다．　어느 날 한 노파가 나타나 봉바위　가에　움막을 짓고 바위에　정성껏 제사를 지내며 살아가다가 홀연히 움막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때부터　바위도 날아갈 듯한 형상을 하고 밤이면 새우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이상한　바위를　 영험한 바위로 여겨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봉명암(鳳鳴岩)’으로 개칭하고　매년 정월에 동민이 고사를 지내주고 있다．

３년　전　왔을　때에는　성내리　마을　입구에　친목회 청년들이 수몰되기　전의　마을　모습의　사진을　걸어놓고　‘수몰 전 성내리 고향 마을 정경(情景)’이라　썼던데　지금은　마을　표석들이　그　사진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때　'全景'이라 하지 않고 '情景'이라고 쓴 것에서 성내리 주민들이 수몰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는데－.
　오늘　산행 중 나의　계획은　'무암사－　남근바위'까지만　느긋하게　다녀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정형외과 의사로부터 이 무릎의 관절로는 등산은 무리라 하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체중을 분산시키려고 가벼운 스틱 2개를 다시 준비하고 무릎보호대로 완전 무장하고 왔습니다.
무암계곡은 V자 계곡이 아니고 암반인 것이 한여름이면 탁족을 하러 많은 인파가 모여들 것 같지만　무암골은　이 고장 주민들의　식수로　쓰는　계곡이어서　그　출입이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 무암사　가는　길

성내리에서　무암사(霧巖寺)까지는　무암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2.8km의 평탄한 길입니다．
무암사에서　새목재란　Y자　고개까지는　１.７km이고　그　새목재에서　우측으로　１.７km를　가면　동산（東山，８９６.２m)이요，　좌측으로　１km를　가면　작성산（鵲城山，８０５m）입니다．
그래서 무암골을 중심으로 왼쪽은 작명산 기슭이요, 오른쪽은 동산 산록이 됩니다.
왼쪽 산 이름이 까치' 鵲(작)', 성 '城(성)'의 작성산鵲城山)인 것을 보면 까치에 관한 전설과 연관된 산 같습니다. 그 전설이 '한국의 산하' 싸이트에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날 어느 왕이 이 산에 신하들을 데리고 들어와 궁궐을 짓고 살았다. 어느날 아침 왕이 신하들에게 동쪽 바위 봉우리를 가리키며, 저 봉우리 위에 까치가 앉을 것이니 무조건 활로 쏘아 까치를 죽이라고 명하였다. 신하들이 마침 바위 봉우리에 앉은 까치를 쏘아 죽이니 그 까치는 다름 아닌 일본의 왕이었다.

작성산을 까치산성이라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의병대장 이복장이 왜군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성터가 남아 있고, 이 산 남쪽 기슭에 술에 취한 주인을 구하고 죽었다는 의견(義犬) 전설이 전하여 오는 개목고개가 있는 산입니다.

마을을　막　벗어나자　만나게　되는　계곡 위에 느티나무　고목이　정자　대신　쉼터를　만들어주고　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산길 아래로 드넓은 주차장이 나타나고 비로소 작성산과 동산의 안내판이 있고 이 산에 어린 여러 가지 자료가 있습니다.
'무암계곡' 석비도 있고 거기에 무암계곡의 아름다움과 무암사의 유래를 소개하고도 있습니다.
- 금수산 서편 기슭, 무암사를 안고 내리 뻗은 긴 계곡은 맑은 물과 빼어난 경치로 이름이 높습니다.
특히 사찰 건너 편 동산의 큰 암석은 맑은 날에는 보이지 않고 운무가 산을 덮으면 바위가 잘 보인다 하여 무암이라 이름하였다 합니다. 주변에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 무암사와 까치성 등 유적지가 있으며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거대한 남근석 등과 함께 있는 수많은 야생동식물이 있어 희귀성과 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아서 '충북의 자연환경 명소'로 지정된 곳입니다.

갑자기 옛날의 산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풍스럽게 나무로 만든 망루 아래에 나무를 엮어 만든 문으로 들어서니 고려 시대의 옛 마을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3년 전에 왔을 때는 입구 성내리에 SBS부속촬영장으로 연속극 ‘왕건’의 촬영장소라 쓰였었는데 지금은 '신기전'의 촬영장소라고 촬영을 금하고 있습니다.
작성산을 가려면 이 촬영소에서 좌측 산길로 접어들어 정상에 올랐다가 새목재로 해서 무암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암사를 가는 도중 우측 곳곳에 '동산의 바위 그림'들이 나를 유혹합니다.

애기 바위가 100m만 오르면 있다 해서 가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와서 다시 무암사를 향합니다.
우리 일행은 무암사(霧巖寺)로 가지 않고 곧바로 우측 능선을 타는 모양이지만 저는 무암사 길로 갑니다.
일행은 등산이 목적이지만 나의 등산은 답사를 겸하는 산행이기 때문입니다.
무암사 가는 길 우측으로 계곡 넘어서 '안개바위 가는 길', ‘장군바위 가는 길’과 ‘남근석 가는 길’로 동산 주능선을 가는 길의 안내판을 지나 직행하니 커다란 돌로 쌓은 축대 위에 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뒤에 있는 산이 작성산(鵲城山, 835m)입니다.

무암사를 처음 찾아온 사람들은 입구가 분명하지 않아서 어딘지 찾다가 층계를 올라가게 되지만 층계 오르기 전에 있는 굴을 보고 갈 일입니다.
컴컴한 굴 속에는 방울방울 떨어지는 시원한 석간수를 마시면서 컴컴한 속에 한번은 놀래 볼만한 불상도 있습니다.

왜 절 이름을 무암사(霧巖寺)라 한 까닭을 아래 주차장 무암골 석비에 간단히 써 있던 것이 절 앞 돌무더기 앞 녹슬은 생철에 그 설명이 있지만 세월의 비바람에 녹슬어 읽기가 힘듭니다.
- 무암사(霧巖寺)는 신라 문무왕 때에 큰 스님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는데 창건 당시에는 무림사(霧林寺)라 하였다. 그 후에 무암사(霧巖寺)라 개칭하게 된 것은 무암사 마당에서 전방을 바라보면 약 1,000m 서남방 지점에 높이 5m 둘래 3m 정도의 바위 두 개가 있어 맑을 때에는 희미하던 바위가 안개만 끼면 뚜렷이 하나로 겹쳐 보여 안개바위ㆍ무암ㆍ촛대바위ㆍ 노장암(老長岩:팔짱낀 노승바위)ㆍ칼바위라 불렀다. 그래서 절 이름을 안개' 霧'(무), 바위 '巖'(암) 무암사(霧巖寺)라 하였다.
전하여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절을 창건할 당시 임자 없는 황소 한 마리가 나타나서 터를 잡고, 재목을 운반하고 흙을 이기기도 하며 도왔다. 의상대사는 부처님의 자비로 보내 주신 소하 하고 끔찍이 위했으나 7~8년 후 절 공사가 끝날 무렵 죽자 정성을 다해서 화장해 주었더니 신기하게도 사리가 나와서 무암사 동방 200지점에 탑을 조성하여 '소부도'(사리탑)와 수월당(水月堂, 사리탑)과 나란히 봉안 되어 있다. 그래서 이 골짜기를 '소부도골'이라고 한다.

이 절에는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 대신, 미륵불을 모셨기 때문에 극락전이 있습니다.
그 극락전 불상으로는 통나무로 조각한 극락전의 주존인 불인 목조여래좌상(木造如來座像, 충북 유형문화재제214호)을 모셨습니다. 너무 세월이 오래 되어 떨어져 나간 두 손을 따로 만들어 붙였고, 머리의 나발은 흙으로 만들어 붙였다지만 금빛으로 칠을 한 모습은 찬란하기 그지없습니다.그 뒤에 석가모니불, 왼쪽이 석가 입멸 후 미륵불의 출세까지 중생을 제도한다는 지장보살이고 오른쪽이 관세음 보살상입니다.

*.위험 천만의 남근석 가는 길

이 절의 마당은 돌로 높게 쌓은 축대라서 마당 끝은 훌륭한 전망대입니다.
거기서 바라보아 직선 거리의 뾰족한 봉이 남근석 능선이고, 우측에 있는 바위가 맑을 때에는 희미하던 바위가 안개만 끼면 뚜렷이 하나로 겹쳐 보여서 이 절의 이름을 무암사라고 하였다는 바위입니다.
극락전 뒤로 오르면 아주 자그마한 칠성각과 산신각이 있습니다.
이 절에서 내려가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작성산 가는 길이고 그 초입에 이 절에서 유명한 소부도가 있습니다.
남근석을 향해 가려면 거기서 계곡을 따라 20m쯤 내려오면 남근석으로 가는 큰 길이 나타납니다.
그 남근석 오르는 길은 위험한 직벽의 바윗길이어서 수없는 밧줄을 타고 올라야 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그냥 되 내려가서 저 아래 송어양어장에서 파는 송어회에 술이나 먹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한데 발은 저절로 남근석 능선을 향하고 있군요.
'그래 남근석까지만 가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자.' 하며 남근석을 향하고 있습니다.
묵밭을 지나는데 그 밭 가운데의 바위 위에 이상하게도 어룰리지 않는 비석이 있습니다.이 바윗길을 오르다 죽은 이를 기리는 '고 김금자 산우 추모비'였습니다.
- 유서 깊은 이곳 동산에 왔다가 불의의 조난으로 세상을 등진 그 넋은 타고난 운명이라지만 너무나 애석하여 그 넋을 추모하기 위하여 뜻을 모아 추모비를 세우노라. ~1994년 5월 17일전주시 모악산우회 회원 일동
그래서인가 제천시에서 설치한 로프가 아래서부터 능선이 시작되는 남근석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손으로 하는 등산입니다. 인적이 드문 바윗길을 혼자서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며 오른다는 것은 힘든 것 이상으로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 깨닫게 되더군요.
'밧줄을 잡고 오르되 손의 힘보다 발의 힘을 이용하자.'
뒤돌아 멀리 무암사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젊음은 추억을 만들며 살고, 노인은 그 추억을 되돌아보며 산다는데 나는 칠순이 넘어서도 추억을 만들며 살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로구나.'
문득 옛날 KBS의 '언제나 청춘'에 출연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창 아마추어햄에 열중했던 시절입니다.

드디어 남근석(男根石)입니다. 능선이 시작되는 절벽바위 끝 지점에 내 키 두 배 만한 크기로 우뚝 서서 하늘을 향하여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차게 성을 내고 있는 틀림없는 남근석입니다.
월출산, 수락산, 삼성산에서 본 남근석은 비슷하기만 하였는데 동산의 남근석은 동화 속에 나오는 거인의 거시기 실물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앞에 고환 두 쪽 역시 비슷한 크기로 비슷한 위치에 절묘하게 놓여있습니다. 어느 조각가가 일부러 만들었다 해도 저렇게 멋지게 만들어 놓을 수가 있을까요. 거무틱틱한 것이 색깔마저 닮았습니다.
그러나 천하지 않고 늠름하고 당당한 것이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남근석 주위에 '보기만 하세요' 하던 표지가 있던데 요번엔 없습니다. 그때 만났던 40대 남성은 이 남근석을 만져보고 아들을 났다나요. 이곳을 가보지 못한 우리 일행 중 한 부인이 얼마나 아쉬워 하던지-. 손자를 보고 싶어 영험한 바위라 찾아온 할머니였습니다.
송추에 있는 여성봉에 갔다가 시 한 수를 낚아 온 일이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여성봉을 올랐더니 요즈음 ilman의 눈은 호강을 하고 다닙니다.
다음은 우스운 이야기 한 토막.
-옛날에 조물주가 동물을 만들 때였습니다. 불평 없이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몸과 생식기를 따로 따로 만들었답니다. 그리곤 그 동물들을 한 줄에 세워 놓고 '땅-' 하고, 신호하면 뛰어가서 원하는 것을 차지하게 하였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달려간 놈이 말(馬)이랍니다. 그래서 말의 거시기가 제일 크다나요.
이야기 하나 더 할까요? 우리 성인들이 제일 재미있어 하는 것이 Y담 아닙니까? 그보다 남근석 앞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제격이거든요.
-long long ago ! 조물주가 동물들에게 색스의 횟수를 정해줄 때 말하였답니다.
"닭은 매일하고, 소는 일　년에 1번, 돼지는 일　년에 2번, 호랑이 너는 3년에 한 번 한다."
호랑이는 화가 나서 '어흥-'하고 잡아먹을 듯이 조물주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조물주가 혼비백산해서 도망을 가는데 사람이 조물주를 따라 가며 물었습니다.
'사람은요, 사람은요?' 정신없이 도망가던 조물주가 엉겁결에 말했답니다.
'사람은, 사람은 마음대로 해라.'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 때나 항상 마음대로 색스를 즐기게 되었다나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하하-.

*.바위의 나라 동산(東山)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듯이, 동산(東山) 에서는 바위들도 모여삽니다．　
소나무는 그 바위들과 어울려 한바탕 그 멋과 운치를 더하여 주고 있습니다.
그 바위에 취하여 내려갈 생각을 잊고 다시 올라갑니다.
그걸 느꼈을 때는 되돌아 갈 수도 없는 높이까지 올라온 오름길입니다. 내려갈 길을 찾아올라갈 수밖에 없는 길이 계속됩니다.
720m 갈림길에 반가운 표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뿐 구간 거리가 없습니다. '새목재/ 남근석'
새목재 길은 동산(東山) 정상을 갔다가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서 새목재로 해서 다시 무암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저 멀리 남근석 능선길이 보입니다. 가까이서도 일품이더니 멀리 보아도 좋습니다. 이렇게 좋다는 말을 인도네시아어로는 '이브자리 까르르'라 합니다.
'저 아래 남쪽으로 펼쳐지는 암릉에 우뚝 솟은 칼바위, 장군바위, 낙타바위, 의자바위를 보기 위해서는 여기서부터 하산하는 것이 최상입니다.
동산(東山) 산행의 멋은 바다 같이 거대한 청풍호 전경을 바라보며 하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충주댐 때문에 충주호(忠州湖)라고 하던 이름을 지금은 충청도의 표상인 청풍명월(淸風明月)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름이 청풍호(淸風湖)로 바뀌었더군요.
1985년에 준공된 충주댐은 호수의 총길이는 97.2㎞(제천 42㎞, 충주 28.7㎞, 단양 20.5㎞)에 이릅니다. 동산(東山) 산행은 이 내륙의 바다 청풍호(淸風湖)를 바라볼 수 있어 옛 조상들이 추구하던 요산요수(樂山樂水)의 기쁨을 동시에 누리게 합니다.
그러나 오늘 장군바위로 하산하는 길은 무암사를 바라보며 내려가는 길입니다. 이 길은 동산 산행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타바위, 장군바위, 의자바위를 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그런데 길은 평범한 하산 길일뿐 장군바위로 가는 코스인가 의심할 정도로 바위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눈 앞을 가로 막는 아아, 저 멋진 바위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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