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조문학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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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1-29 08:33
김치
 글쓴이 : 오름
조회 : 3,127  
   http://www.mest.kr [310]

내 손으로 김치담그기란 난생처음이다.
무려 이틀이나 꼼짝없이 마늘에게 붙들려 솎고,버무리고,붓고,자르고,담느라 진땀을 다 흘렸다. 전신이 그야말로 얼얼할만큼 앉은자리를 맴돌았다.
언감생심이지 상상해 보지도 못한 일감이다.

그냥 그거야 마늘의 전업인 것으로 알고 지냈지 정작 남정내의 몫이 베이리라곤 꿈엔들 엄두를 낼리 만무였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담그는 것을 왔다갔다 뒷전 구경하다가 집어주는 생나물무침을 입에 넣고 맵거나 말거나 맛있는 보리밥에 얹어 먹던 추억이 고작이었다.

엊그제 목요일-금요일을 도우미로 났다. 목생화木生火라서  나무는 꽃을 피우고 싶어하므로 불을 좋아한다해서  목요일을,  금생수金生水라 물이 지나치게 많아버리면 금이 허해진다는 금요일 일진을 잡아 담근 김칫 날 얘기다. 김치담근 날로선 택일한번 금상첨화다.

마늘은 연신 대견한 눈으로 시범을 보였다. 무채 써는 법, 멸치젖국 흩뿌리기,,고춧가루섞기,매실액 비비는법, 새우젖 붓고 휘젖기를 가르치고, 그것을, 저린 배추에 낱낱이 추려 버무리는 법을 가르쳤다, "손맛이 우러나야 제맛이 나니 정성을 쏟아야 한다"며 한시도 딴전 부리지를 못하게 했다. 그렇게 초벌 일에 서너시간 마감 일에 또 서너시간 이틀이 눈깜작할 사이에 지났다.

끝무렵에 점심겸 저녁을 차렸다.
제주에서 올라온 고깃살을 일부러 구했다면서 오겹살을 삶아 그것도 나더러 썰어내란다. 퀴베드로아 와인 한잔씩을 곁드려 치어스......투실도툼하고 부드러운 살겹에다 갖담은 김치서커리를 얹어서 쓱하니 입에 넣고 알큰달큰 씹는 맛이라니...노력바쳐 일한 뒷맛까지 어우러져 감쳐 돌아 조근조근 입안을 휘돌아가는 그맛이 천하별미렸다.

담글 때의 수고 쯤 언제쩍 얘기냐는 듯, 마늘은 "참 대견스럽네요. 나 혼자 벌일  엄두를 내다니 .., 나 원, 당신 거들지 않았다면 끙끙대다 몸살이 났을 텐데.... 올 겨울은 그래서 따듯하게 지나게 생겼지 뭐예요. 내일 모래 날씨도 추워지고 비도 질척인다니 오늘이 당신말대로 목생화고 금생수내요"란다.

칭찬은 고래까지 춤추게 한다더니 마땅히 할 일을 도왔다는 생각에다 마늘이 흐뭇해하는 품이 나의 가슴까지 뜨거워지는 것같아 괸스리 으쓱한 생각이 솟구쳤다. 이틀동안의 김치도우미가 언제련듯 꿈인양 싶기만 했다.

목생화 금생수를 주물러 휘어잡아
뚝베기 꾹꾹눌러 속 배추 버무렸다
동한설 기나긴 추위 따숨따숨 나겠지


ilman 08-11-29 10:24
 
김장하는 모습이 눈에 서-ㄴ히 보입니다. 우리 마눌은 손이 아파 동치미만을 담그면서 ilman에게 마늘을 까라. 파를 다듬어라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순종하였지요. 이제는 아내의 나라 시민이니까요.
오늘(11월 29일)  5시 '문학저널 문인회 총회 및 송년, 동인지 출판기념회'에 갈 생각입니다. 오름님도 거기서 뵈웠으면 하는데-. 자세한 것은 문학저널 11월 호, 14페이지에 있습니다.
오름 08-12-01 20:13
 
감사합니다. 29일 문학저널 망년모임에서 만나뵌 일 매우 고마웠습니다. 우탁선생에 관한 숨은 얘기또한 감동적이었고요. 노익장한 모습 늘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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