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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6-04 00:54
 조회 : 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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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義) 아니면 좇지 말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삼긴 대로하리라.
변 계량(卞季良) : 호는 春亭. 1385년(우왕 11) 17세로
문과에 급제, 전교. 주부. 진덕박사(進德博士)를 역임.
조선 건국 후는 예문관 응교. 직제학을 지내고, 1407년
(태종 7) 문과 중시에 급제, 예조 우참의, 대제학, 예조
판서, 1426년(세종 8) 판우군도총제부사(判友軍都摠制府
使), 대제학을 20년간 지내는 동안 사대교린(事大交隣)
의 사명(詞命)을 다 했고, '태조실록' 편찬과 '고려사'
를 개수(改修)하였다.
저서로는 '춘정문집(春亭文集)'과 시조 2수가 전한다.
내해 : 나 하기에, 삼긴 대로 : 생긴 대로, 태어난 대로
<감상> 이 작품은 고려말과 이조 초에 걸쳐 이름을 떨친
학자요, 행정가였던 변 계량(卞季良)이 남긴 두 편의 시
조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하여 중세(中世)의 윤리관과 삶의
처세학에 접할 수 있고, 그것은 또한 오늘날에까지도 맥
맥히 이어져 오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의 도덕적 윤리관은 초장에서 자기 정도(正道)를
가르쳤고, 중장에서는 입신유의(立身有義)를, 종장에 가
서는 순천(順天), 순명(順命)의 천리(天理)를 가르치고
있다.
특히 종장의 '천성을 지키어 생긴대로 하리라'의 순천
순명의 천리는 창조와 개척을 표방하는 현대적 감각이나
의식구조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가 문제인데, 그것
은 비단 비관적인 숙명론이나 운명론에 집착 해석할 것
이 아니라, 일찍이 자기 분수를 알아 행하고 실천하므로
복을 기르라고 간파한 소 동파(蘇東波)의 안분이양복(安
分以養福)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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