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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4-21 07:27

기행시초(紀行詩招)·9 / 최정남

글쓴이 : 如心이인자

조회 : 2,552

기행시초(紀行詩招)·9

ㅡ대진항에서

최 정 남

봄눈 내리는 아침은 황홀했다.

국도변의 가로수들도 그러했고

해안선 따라 늘어선 누항(陋港)의 풍광 또한

유려했다.

바람 잘 날 없는 비포장도로와

묵은 논밭들 사이, 늦은 어촌의 저녁연기처럼

딱히 머무를 곳 없는 나의 정처(定處)

항구에 부는 바람 받아 천명(天命)의 닻 올리다

이 항구 떠나면 돌아올 부두 더는 없으리!

이순(耳順)의 항(港), 그곳이 바로 여긴데

서른 하고도 한두 해 전, 내 잠시 머물렀던

영해면 대진항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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