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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5-22 07:05
 조회 :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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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
정 소 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눈이 깊어지고 밝아진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른다는 것은
가슴이 깊어지고 넓어진다는 것이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본다는 것이고,
깨닫지 못했던 것을 깨닫는 것이고,
듣지 못했던 것을 듣는 것이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는 것이고,
품어 안지 못했던 것을 품어 안는 것이다.
걷다가, 뛰다가, 넘어지다가, 아프다가
뒤돌아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 때
내 앞에서는
부족한 내 앞에서는
스승 아닌 것이 없다.
혜안이 밝지 않고서는 보지 못한다.
산의 혜안은 산을 잘 볼 수 있고,
강의 혜안은 강을 잘 볼 수 있고,
바다의 혜안은 바다를 잘 볼 수 있듯이,
마음에 등불을 밝히고
깨달음을 향해 가는 길이
사람답게 사는 길.
우주가 있었지만
모서리밖에 볼 수 없었던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은,
어두운 눈을 위하여 날마다,
가득찬 가슴을 위하여 날마다,
조금씩, 비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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