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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03 18:39
 조회 : 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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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 序>
최승학
시는 열병이다.
나는 아픔 속을 날아다닌다.
시가 도리질을 한다.
부질없는 시늉이라 한다.
시를 마음에서 내려놓는다.
가슴이 비어
가볍다 맑다 좋다
나는 여태
멎을 줄 모르는 애증에 젖어
毒酒 같은 시 한 편 만나지 못하고
미명의 마음 걸머지고 있었던 것일까.
꽃향기 한 아름
햇살이 촘촘하게 금을 그으면
얼음에 절여졌던
풀잎들이 일어서고
꽃나무 잔가지에
웃음들이 열린다
목덜미 노란 산새 노래
바람 타고
나
풀
나
풀
눈 안으로 날아와 앉는
눈발
같은 꽃잎들
산 빛 움켜내어
온몸을 적시는데
깊게 번져
소맷자락 물들인 꽃잎
벗지 못하고
간지럼 같은
꽃향기는
그대로 받아 마음에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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