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문학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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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99-11-30 00:00
현대시조창작원리 -정격으로의 길
 글쓴이 : 慈軒 이정자
조회 : 2,987  

 

출판사:국학자료원 

출판일:2010.1.25
판형: 양장본
페이지수: 390페이지
 

머리말

  본서는 정형(定型)의 틀을 지키는 정격시조(正格時調) 창작을 위한 지침서이다. 그 말은 시조시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이론적 배경을 본서에 다 담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제목을 『현대시조, 정격으로의 길』이라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시조의 변격과 파격이 판을 치는 요즈음 일부 시조단의 양상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다.

......중 략 ......

 

   자유시가 없던 시대의 고시조의 과음보나 소음보, 및 현대시조 선배 시인들의 시조에서 나타난 과음보를 모방하고 논할 것이 아니다. 한문세대의 선배 시조시인들보다 한글세대인 현재의 시조시인들이 어휘나 시어가 더 풍부하다. 시조부흥의 1세대인 선배시조시인들의 과음보나 소음보로 된 시형을 닮을 것이 아니라 한글세대로서의 풍성한 시어로 한국어의 언어구조를 적절히 살려서 퇴고의 3가지 원칙을 적용하면 충분히 정격시조를 창작할 수 있다. 많은 시조시인들이 정격시조를 고수한다.


......하 략 ......

 

************


그렇게/ 붐비던 여름도 //이젠 물러/ 앉았는데 17자
플라타너스 /낙엽 진 거리를// 혼자라도/ 걸어보아라 20자
우리가 /세월의 강물이// 흘러간 걸 /금시 보리라. 18자55자

철새들/ 울고 간 하늘을// 목도리로 /둘둘 감고 17자
플라타너스/ 낭자한 거리를// 손을 잡고/ 걸어보아라 20자
우리가 /눈물의 行間이// 넓어진 걸 /서로 보리라.18자55자
                                              -정완영, 낙엽을 밟으며-

   원로시인이고 정격을 고수하고 있는 시인으로 안다. 그런데 요즈음 문예지에 발표되는 몇 편의 작품을 보고 많이 의아해 했다. 이 작품 또한 자유시의 표현을 닮은 과음보 투성이다. 자유시와 시조는 표현상에도 차이가 있다. 자유시 같이 표현하려는 데서 시조의 참맛을 잃어버릴 수 있다. 시조시인은 시조의 맛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표현해야 한다. 자유시와 시조는 율격에서부터 다르다. 앞에서 논한 율격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자유시를 모방하려 하면 그때부터 시조의 맛이 달라진다. 의미는 그대로 두고 충분히 다듬을 수 있는데도 자유시처럼 표현하여 발표하는 경우를 인지도가 높다는 시조시인들에게서 많이 보게 된다. 과음보를 하지 않고  아래와 같이 정격에 맞게 퇴고해 보았다. 퇴고의 원칙 중 둘째 삭제의 원칙과 셋째 재구성의 원칙을 적용하여 고쳐 보았다.

   ‘플라타나스’는 물론 한 음보이다. 하지만 첫음보에서는 피하는 것이 시조의 기본틀에도 맞고 바람직하다. 그리고 각 장 둘째 음보는 모두 두 음보로 나눠도 무방한 음보로서 과음보 현상을 보인다. 과음보란 위의 시조 둘째 구처럼 2어절 이상, 5음절 이상으로서 두 음보로 나눌 수 있는 음보를 과음보라 한다. 종장 둘째 음보는 예외로서 57음절을 허용한다.

붐비던/ 한여름도 //이젠 물러/ 앉았는데15자
낙엽 진/ 저 거리를 //혼자라도 /걸어보라 15자
흘러간/ 세월의 강물을// 우리 다시 /보리라.16자46자

철새들/ 울고 간 하늘// 목도리로 /둘둘 감고16자
낙엽이/ 낭자한 거리를// 손잡고 /걸어보라 16자
넓어진 /눈물의 행간을// 우리 서로/ 보리라. 16자 48자

   시조는 우리의 언어구조와 풍성한 어휘를 잘 운용하여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면 시조의 정격을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 다음 시조를 또 보자

아무리(3) 여름이 더워도(6) 싫단 말(3) 다신 않을래(5)17자
이 밤도(3) 또 밤새워 우는(6) 저 가을(3) 벌레들 소리(5) 17자
더구나(3) 우수수 잎들이 지면(8) 어이 견딜(4) 까본가(3).1852자

   이호우의 「聽秋(청추)」라는 작품의 첫 수다. 이 작품을 두고 어느 원로시인이 평한 것을 보니 “얼마나 자수나 틀에 구애받지 않고 내재율을 잘 살려 낸 작품인가. 그러면서도 파격이 전혀 없는 천의무봉한 가락인가.”라고 극찬을 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자수나 틀에 구애받지 않고 내재율을 잘 살려낸 작품” 이라 했는데 시조를 쓰면서 ‘자수나 틀에 구애 받지 않으면’ 자유시가 된다. 내재율은 자유시에도 산문시에도 있다. 시조는 3장 6구 안에서 외재율도 음보율도 자수율도 의미율도 함께 할 때 그 정체성이 보존된다. 시조를 쓰면서 할 말을 어찌 다 할 수 있으랴. 시조는 시어의 압축과 절제가 고도로 요구되는 시형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시어를 절제할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3) 여름이 더워도(6) 싫단 말(3) 다신 않을 래(5)17자
이 밤도(3) 밤새워 우는(5) 저 가을(3) 벌레들 소리(5) 16자
우수수(3) 잎들이 지면(5) 어이 견딜(4) 까본가.(3)1548자

중장에서 ‘또“를 버리고 종장에서 ’더구나‘를 버렸다. 내용이 변하지 않는 한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줄일 것은 줄여야 한다. ’이 밤도’란 ’도‘에 이미 ’또‘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란 부사를 종장 머리에 두면 그 다음 오는 음보가 3어절 과음보가 되어 사실 맞지 않다. 아니면 ”더구나 잎들이 지면“으로 고쳐도 무방한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가람을 포함하여 대가들에게도 부지기수이다. 절제와 압축, 퇴고를 거듭하여 정격(4347)으로의 기본형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고시조(평시조)에서도 43-47음절이 80%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1)   이를 다시 고쳐보자

아무리(3) 덥다 해도(4) 싫단 말(3) 않을 꺼야(4)
이 밤도(3) 지새우는(4) 저 가을(3) 벌레 소리(4)
우수수(3) 잎들이 지면(5) 어이 견딜(4) 까본가.(3)43자

이다.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내용상으로 볼 때 ‘여름’이란 계절을 밝히지 않아도 지난여름 더운 것을 지칭함을 알 수 있다. ‘시’는 더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시어의 절제와 압축과 간결을 요구하는 언어미학이다. 하물며 시조에 있어서야 더욱 그렇다. 위의 시조의 고침은 다만 정격으로 가는 과정을 밝혔을 뿐이다. 어찌 할 말을 다 늘어놓고 시조를 쓰랴. 평시조의 단아함은 고도의 절제와 압축미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행간에서 독자가 읽어내게끔 여백을 남겨 두어야 한다.  

다음 시조를 또 보자.

바람 잔 푸른 이내 속을 느닷없이 나울치는 해일이라 불러다오.
저 멀리 뭉게구름 머흐는 날 한 자락 드높은 차일이라 불러다오.
천년도 눈 깜짝할 사이, 우람히 나부끼는 구레나룻이라 불러다오.
                                                                -김상옥,  느티나무의 말

이 작품 역시 시조의 자수개념으로 따지면 그 기본형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이를 음수율은 무시하고 운율을 살린 음보로만 본다면 다음 빗금으로 나눌 수 있다.

바람 잔 /푸른 이내 속을 /느닷없이 나울치는/ 해일이라 불러다오.25자
저 멀리 /뭉게구름 머흐는 날 /한 자락 드높은 /차일이라 불러다오.25자
천년도/ 눈 깜짝할 사이,/ 우람히 나부끼는/ 구레나룻이라 불러다오.26자76자

이렇게 4음보로 보면 시조의 형식에는 맞다 하겠다. 하지만 가만히 따져 보면 각 장 첫째 음보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두 음보로 나누어지는 음보인 셈이다. 그러니 정격에서 두 배의 음수율을 허용하면서까지 이를 평시조라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제대로의 평시조가 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바람 잔 / 이내 속은 / 나울치는/ 해일이고 15자
저 멀리 /뭉게구름 /드높은 /차일이네 14자
천년도/ 눈 깜짝할 사이,/ 나부끼는/ 구레나룻.17자 46자

시조는 각 음보 내에서는 수식어와 서술어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 과감하게 버릴 수 없다면 자유시를 선택해야 한다. 즉 초장의 경우 ‘푸른’ ‘느닷없이’ ‘불러다오’, 중장에서 ‘머흐는 날’ ‘한 자락’ ‘불러다오’, 그리고 종장의 경우 ‘우람히’ ‘~라 불러다오’ 같은 대목이다. 이러한 수식어와 서술어는 시조 형태의 자수개념을 무시한 소치이다. 그렇다고 엇시조도 사설시조도 아니다.

   선배 시조시인들이 더구나 인지도가 높다는 시조시인들이 이렇게 썼으니 그 후배들이 어찌 따르지 않으랴. 또 감히 후배가 어찌 선배의 작품을 논할 수 있으랴. 이런 풍토가 오늘 날 변격과 파격의 원인이라 본다. 김상옥의 「느티나무의 말」은 시조가 아니다. 3행으로 곧 3장으로 발표되었다고 시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시조, 정격으로의 길, p.p. 330-339에서 발췌)   

차례 

머리말


제1부 현대 시학


제1장 시(詩)의 세계와 그 탄생


1. 시의 발생

2. 최초의 시집

3. 시의 정의

4. 시의 세계와 그 표현

5. 상상의 세계와 시의 탄생

6. 시의 관점과 가치기준


제2장 시창작의 이론과 실제


1. 시의 소재

2. 창작의 길

3. 시의 요소와 구성

4. 시 창작의 단계

5. 창작 정신

6. 시적화자와 어조

7. 시와 언어

8. 시적 표현의 묘미 살리기


9. 시적 표현기교

10. 제목 붙이기

11. 좋은 시의 조건

12. 명시ㆍ애송시의 성격

13. 평론의 이론과 실제


제2부 현대시조, 그 흐름과 창작원리


제1장 현대시조의 발자취

1. 현대시조의 여명기

2. 시조부흥운동

3. 현대시조 형태론


제2장 현대시조, 정격으로의 길

1. 시조의 개념과 명칭

2. 시조의 형식

3. 현대시조 창작 원리

4. 현대시조 창작 기술

5. 시조 교육론


색인 목록

(총 390 페이지)

 

저자소개


자헌(慈軒) 이정자(李靜子) 

시인, 문학박사. 평론가

건국대 교수 역임

대구사범,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 대학원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중앙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

이화동창문인회 이사, 한국시조문학진흥회 이사


논저는 

[한국 시가의 아니마 연구] (1996)

[시조문학연구론](2003)

[글쓰기의 길잡이](2005)

[시와 시조 창작론](2004)

[시조 한 수에 역사가 숨쉬다](2009)

   [고전의 샘에 마음을 적시다](2009)

     그 외 논저 및 논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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