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성악가는 그들의 수명이 있게 마련입니다.
목소리를 자기의 악기로 쓰는 성악은 본인의 체력, 성대와 폐활량등과 비례합니다.
발성이 어찌되었건 평균적으로 여자는 45세 전후, 남자는 55세 전후로 악기의 수명의 정점에 이릅니다.
그 후로 급격히 쇄락하면, 노래를 부를 때 몸을 쓰거나, 손을 아래 위로 날갯짓으로 음을 발동시키고
진동시킵니다. 그 정도되면, 클래식 가수로서는 힘이 든다는 사실을 본인이 알게 됩니다. 그러면,
크로스 오버를 하거나, 대중음악과 타협을 하게 됩니다. 한 가지 팁으로 늙은 성악가의 공연은 보러
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에 대한 환상을 간직하게 해 줍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제일 노래를 잘 한 사람으로 파바로티를 꼽습니다.
그의 죽음이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다 이루어 놓은 사람도 다 잃는 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동영상은 2003년, 파바로티의 말년에 부르는 아베 마리아 입니다.
그 아래에 것은 전성기 때의 것입니다.
백로가 지났습니다. 백로를 전후로 포도가 익는다고 합니다.
잘 익은 포도 한 송이를 통째로 그 집 맏며느리가 제일 먼저 맛을 보아야 한답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 오면, 자연의 풀벌레를 생각해 봅니다.
귀뚜라미는 양 날개를 비벼 소리를 내고, 그 같은 종류의 여치 베짱이도 날개에 뒷 다리의 빨판을
마치 현악기의 활처럼 켜서 소리를 내는 현악 3중주를 연주합니다. 매미는 꼬리 부분의 공명통을
날개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훌륭한 타악기 연주자 입니다.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는 숨을 크게
들여 마셔 울림통으로 소리를 내는 관악주자입니다.
자연의 소리에도 그 이치가 있습니다. 바람 소리도 다 똑 같지는 않습니다.
장미꽃을 잘 그리는 화가 친구는 절에서 파는 여러 가지 풍경을 모으는 취미가 있습니다.
바람의 소리가 다 다르답니다.
이사장님의 클래식 연재글에 처음으로 먹칠해 봅니다. 성악인으로 이글을 대하며 저도 전성기가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생각하니 제 소리 정년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키기 위하여서라도 배가되는 노력을 더 하고자 다짐해 봅니다. 잘 될진 모르겠으나...
그런데 늙은 성악가의 연주회에는 가지 말자고 제안하신 것이 성악가가 아닌 제삼자적 입장에서 너무 편하게 글을 올리신게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비록 소리의 빛을 잃어 외면적인 파워는 적어졌다해도 그 안에 자리한 공력을 읽을 수 있는 소위 귀명창이라면, 실망보다는 내밀한 찬사가 터져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국악창은...
사무국장님 말씀처럼 특히 국악창은 연세드신분들의 소리를 들을때 소름이 끼칩니다.
저는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요.
이사장님의 의도또한 진심으로 성악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신듯합니다.
혹시나 공연에 가서 전성기를 잃은 소리를 듣고 실망하는 마음을 갖게될까봐 좋은 시절의 소리를 간직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하는게 어떠냐는 염려인듯합니다.
가을의 곤충들이 오케스트라를 결성하는 멋진 계절에 오페라곡과 성악곡을 특히 사랑하는 이 만삭 대구아줌마는 진심으로 파바로티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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