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기본이 단단한 곡으로 아주 유명하여 많이 연주됩니다.
그 당시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 요세프 요하임에게서 바이올린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작곡하여 요하임에게 헌정되기도 했습니다. 요하임은 그 당시 가장 탁월한 연주자로 리스트, 브람스와 브루흐등, 많은 작곡가와 교류하여 찰현악기(활로 현을 마찰하여 소리를 내는)의 발전 및 음악적으로 엄청난 업적을 이룬 사람입니다. 덧붙여, 발현악기는 기타, 하프 등으로 현을 뜯거나, 튕겨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협주곡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각 악장이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 가면서 타인에게서 듣고 잊지 못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별로 중요치 않은 것이지만, 항상 생각나고, 음 그 때 그랬었구나 하고 반추하게 됩니다.
 
제 경우,
*1965년 3월 말경, 경동 중학교 1학년, 빡빡 깎은 머리, 코 흘리개를 갓 면한 요새 말로 중딩 시절,
  방과 후 교실 청소를 하고 있는데, 어떤 아이가 저를 찾아 왔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경동학교에는 아는 친구는 하나도없었으니, 혹 싸움을 걸려 오지 않았나 해서
  경계심을 갖고 만났습니다. 그 친구 첫 마디가 "네가 그렇게 영어를 잘 한다며"라는 것이었습니다.
  당황하여 "뭐라고"라고 대답하고 자초지종을 물으니, 저는 1학년 5반, 그는 6반이었지요.
  영어시간에 선생님이 읽어 보라해서 읽은 것 밖엔 없는데, 그 선생님이 6반에 가서 5반에 영어 잘하는 아이가 있다고 말씀했다 합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나, 너와 친구하고 싶어서 왔어"라는 것입니다. 이 한마디로 그와는 현재까지 동기간 이상의 친구로 물론, 죽을 때 까지 우정을 지키겠지요.
  지금은 그 때의 영어에 맺힌 한인지, 미국여자와 국제 결혼하여 시카고에 살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전화로 약 1시간 반 동안 한국에서 일어 난 일, 주변 잡담을 순 한국말로(그는 집에서도 영어, 직장에서도 온통 영어로 살고 있습니다)합니다. 욕도 가르치고, 요새 유행하는 농담도 들려줍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을 갈 양으로 약 2년 동안 모교에서 조교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학미수 에 그쳤지만, 대학원도 안가고 심심하던 차에 은행에 1년 18일 있었습니다. 그 은행이라는데 제 적성에는 죽어도 맞지 않습디다. 있는 놈에게 굽신 거리고, 없는 사람에게 도도한 나와는 정 반대의 분위기에 따라 갈 수가 없어 도망 나왔습니다. 그 때, 지점에 발령을 받고 가서 창구에 앉으니, 돈도 못 세고, 주산으로 계산도 못하니, 이건 영 고문관이라, 지점장이 제일 고참이 하는 서무주임을 시켜 파격적으로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직원들 월급계산하고, 지점장 돈 달라면 주고, 운전수 휘발유 듬뿍듬뿍 주니 인기는 만점이었지요.
 그 때가 1977년 4월, 여 행원 중 하나가 저를 보자는 것입니다. 총각을 보자는 것은 딴 뜻이 있다 생각하고 또 다시 경계의 마음으로 만나니, 뜻 밖에 자기 퇴직금을 자기 아버지에게 양도하니, 위임장을 받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속세를 떠난다"라는 것입니다. 속세? 그러면 하고 한 참 만에 여승으로 불가에 입문을 한다고 하니, 저는 설득도 해 보았으나, 그녀는 벌써 오래 전부터 정한 일이라, 저의 얄팍한 말은 귓전에도 못 미쳤습니다. 그러면서 그녀가 저에게 한 마디만 하고 간다고 하며 해 주는 말,
 "옥 주임은 귀가 잘 생겨 평생 별 걱정 없이 순탄할 것"이라 하고 경상남도 있는 절, 석남사로 갔습니다.
 순탄은 무슨, 간경화로 죽을 고비에 파란 만장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때의 그 말이 가끔 마음의 위안이 되고 있긴 합니다. 제가 좀 더 유명해져서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가 그 여 스님을 찾아 볼 수 있을지?
 
*캐나다 몬트리올에 이민 간 친구의 말 "우리 앞으로 몇 번 만날 수 있을까?",
 가슴이 찡한 말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이렇게 만나는 횟수가 과연 몇 번일까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무 생각 없이 만나고 헤어지지만, 서로 만나는 때마다 얼마나 애틋하고, 아까운 자리인지 우리는 모르고 있습니다. 

아침 마다 열어 보는 시진회 게시판, 부모 형제 보다 화원들의 근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항상 가족보다 더 가까이 있는 우리 서로에게 혹, 서로 상처 주는 이야기는 없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제게 Kol Nidrei로 친숙한 부르흐의 아름다운 선율을 이 아침에 고맙게 듣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부르흐의 곡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아, 하이페즈 연주음반에 2악장만 들어있네요.
덕분에 1악장 3악장 잘 들었습니다.  하이페즈는 어쩜 여우같이 사람을 홀리듯 이렇게 연주를 잘할까요?
고맙습니다.
작년에 시진회 회원 두번정도 뵈었었지요.  아직 누가 누군지 잘 몰라 회원사진을 보면서 내가 봤던 사람이구나.
아니면 못 본 사람이구나 하고 구별하는 정도랍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아무 생각없이 수없이 많이 만나고 헤어지지만, 그 만남이 소중한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새록새록느끼게 됩니다.  누구든지 아무렇게나 만나지는 사람은 없다 하였습니다.
인연이 있고 만나야 될 운명이라해도 그 관계를 아름답고 귀하게 간직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님들과의 만남을 소중한 보물로 생각하는 만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