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병영>

                   암각화(巖刻畵) 앞에서

                                                       문 무 학 

                       1
                       아마도 간절한 염원이 있었나 보다 
                       헤아리지 못하는 역사 밖의 시간에서 
                       내 오늘 시로 태우는 그런 가슴 있었나 보다.
                       내가 다 읽을 수 없는 겹겹의 원 그리며 
                       속절없이 태웠을 그 가슴의 바램은 
                       그 옛날 누구의 것이 아닌 지금 나의 것이다.

                       2
                       암각화에 마음을 부빈다, 불 붙는다
                       시간은 티가 되어 하늘로 사라져도 
                       염원은 불길 속에서 이글이글 끓는다. 
                       동심원 선을 따라 맴돌다 혼절하면 
                       아득함을 건너오는 털 많은 사람들이 
                       내 어깨 툭툭치면서 일어나라 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