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영화가 판을 치고 있는 세상에 훌륭한 명곡이 수록된 아름다운 작품이 수입되면 흥행에 성공할까싶어 망설였는지 조금 늦었지만, 드디어 10월에 우리 극장가에 선을 보인단다.  그러나 영화 매니아들은 벌써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18세기 음악의 도시 비엔나…

아름다운 음악을 탄생시키지만 광기 어린 성격의 악성 베토벤(에드 해리스).

서서히 청각을 잃어가는 그의 성격은 날로 괴팍해진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의 초연을 앞두고 베토벤은 자신이 그린 악보를 연주용으로 카피하기 위한 유능한 카피스트를 찾던 중 음대 우등생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를 추천 받는다.

여성 카피스트와의 만남이 달갑지 않던 베토벤은 복잡하고 난해한 악보를 내 놓으면서 그녀를 시험한다.  그러나 첫 번째 악보 카피에서 그녀가 베토벤이 잘못 표기한 음을 간파하고, 스스로가 고쳐 그려놓은 것을 보고 놀라게 된다.  그래도 그의 마음은 어찌하든 그녀를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괴팍한 성격과 변덕에 허구한 날 정신을 못 차리고 드나들면서 베토벤에게 돈을 요구하는 그의 조카까지.  안나가 감수해야할 일이 너무 많았다. 

괴팍한 베토벤의 성격과 어처구니없게 교향곡에 합창부분을 넣는다는 것에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반응을 보이지 않아 다른 카피스트들은 오지도 않았다.  능력은 있어도 베토벤은 그녀가 믿음직스럽지 못했지만 어쩔 수없이 그녀를 고용한다.

신의 소리를 연주하는 천재 베토벤의 음악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안나와 조금씩 마음을 문을 열게 되면서 이제 둘 사이에는 그 누구도이해하지 못했던 음악적 교감뿐만 아니라, 사랑 그 이상의 영혼을 교감해 나간다.

신을 연주한 ‘베토벤’.

‘베토벤’을 연주한 단 한 명의 여인 ‘안나 홀츠’

그러나 그의 못된 성격은 안나의 애인이 참가한 건설박람회에 가서 그의 작품을 혹평하면서 전시물을 엉망을 만들어버렸다.  할일이 많은데 쓸데없는 쓰레기따위를 보러가기 위해 일을 뒤로 미룬다는 것이 그 이유? 

화가 난 안나는 베토벤을 떠나기로 마음먹지만...

천재음악가지만 몹시도 외롭고 고독하고, 작품에 매료된 안나는 그를 돕기로 결심한다.

‘9번 교향곡’ 작곡 역시 점점 더 활력을 띠며 드디어 모든 작곡이 마무리 되고, 초연의 막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 무렵 그는 완전히 청각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연주를 들을 수 없는 베토벤이 돌연 초연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직접 하겠다고 나서며 뜻밖의 위기가 찾아오는데…

과연, 연주는 성공할 수 있을까?

교향곡에 독창과 합창부분을 넣은 그 당시로서는 말도 안 되는 시도가 과연 청중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을까?  베토벤은 들리지도 않은 귀로 어찌 박자를 맞출 것인가?

미 개봉이므로 휘날레 부분은 말을 아끼고 싶지만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보는 나로서는 합창부분이 나올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마치 연주회장에 직접 가 있는 착각이 들었다.

베토벤의 작품연주회에 가는 기분으로 영화 관람을 해도 아무 손색이 없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