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만든 글이에요.ㅎ

그때는 참 부지런했나봐요..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한 느낌이 들어서

올려봅니다.

Capriccio espagnol [스페인 기상곡]을 듣고 나서... 

웅장하고 경쾌한 기상곡을 들으면서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곡 때문인지 휴일인데도 일찍 일어나게 되어 아침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기지개를 켜고있는 샛노란 호박꽃잎이 눈에 띄었고 비바람을 견디어내느라 더욱 짙어진 왕고들빼기와 달개비의 여린 보랏빛 꽃잎들은 서서히 기운을 차리는 중이었어요. 부지런한 작은 벌들은 진노란 애기똥풀꽃잎과 흰 들깨꽃잎에서 아침식사를 하느라 바쁘더군요. 아직까지도 붉은 기상을 자랑하며 우뚝 서있는 칸나꽃잎에 한참 동안 빠져들었다가 잎이 어긋나 있어 멋스럽게 보이는 옥수수수염을 쓰다듬어 주고 보랏빛 작은 꽃들을 피워낸 배초향에 눈길을 주기고 했지요. 잠시 노란 해바라기꽃과 함께 서서 신선한 아침 바람을 맞고 부끄러운 마음 때문에 꽃잎 끝으로 아주 조금만 보여주는 아름다운 분홍빛 고마리꽃이 한창이더군요. 잎만 무성하여 서운해했던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아침에 만난 풀꽃들에게도 이 기상곡을 들려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님 그들 나름대로 햇빛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또는 부지런한 곤충들의 입맞춤으로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가까이 다가가면 왜 그렇게 떨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이는지..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꽃잎이 더 아름답더군요.  

자연의 일부지만 음악을 알아 가는 것처럼 관찰하면서 많은 즐거움이 있어서 좋군요. 자연의 일부로 변해 가는 느낌을 받으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