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문학 봄호 신작 특집  

 慈軒 이정자

 







  





동행 외 4편

              - 이정자 -



1.  동행 







젊음의 

고운 빛깔 

두어 발 물러 바라보며



세월의 

미운 티를 

연신 털며 가려는데



영혼의 

낮은 소리가 

함께 가라 이르네. 







 2. 삶





오롯한 길을 밟아 평생을 가고픈데 



굽은 길 뒤틀린 길 고개 너머 또 한 고개 



하나씩 넘어가면서 삶이란 걸 배우네.







3. 노을빛 의암호







호수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보다



노을로 물든 하늘 낙조는 찬란하다



조물주 놀라운 손길 잠시 숨을 멈추다. 

(2010.11.9)









4. 꽃망울





딱딱한 

껍질 깨고 

용케도 나왔구나



따뜻한 

햇살 베고 

아기처럼 잠을 자네  



엄마의 

품에 안긴 듯 

평화로운 저 모습. 







5. 백두산 천지 



             

딱 벌린 입안으로 천지가 요동하다 

햇살을 가득 실어 찬란한 저 물빛에

소망을 새김질하여 창공에 띄워보자 



가슴을 활짝 열고 천지를 품에 안아 

넘치는 물길 내려 젖줄이 되게 하여

오천년 겨레의 역사 하나이게 이어보자

 

한겨레 하나로써 이어가는 줄기 따라

한반도 백두대간 민족의 얼 맥을 이어 

풍만한 대지의 어미로 영원토록 기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