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인 차이코프스키도 결혼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뜻과 전혀 맞지 않아 결혼 한 달 만에 차이코프스키는 이탈리아로 도피하게 됩니다. 따뜻한 이탈리아에 와 보니 자기가 살던 곳하고는 달라 절로 작곡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어떤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곡을 쓰게 되는데, 이런 곡을 카프리시어스, 즉 기상곡(綺想曲)이라고, 아침에 일어나라는 음악이 아닌 자유로운 생각을 풀어 쓴 곡입니다. 따뜻한 곳으로는 지중해 연안으로 스페인의 태양의 해변(COSTA DEL SOL), 프랑스 남부의 칸느에서 모나코 해변과 이탈리아 반도 해변이 좋다지요. 그 중, 노래로도 유명한 나폴리,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이지만, 실제로는 그리 깨끗하지 않고, 사기꾼도 많고 치안도 좋지 않습니다.
한국의 나폴리라 하면 경남 통영과 비교되는데, 나폴리 보다 훨씬 깨끗하고, 규모는 작지만, 없는 것이 없습니다. 통영의 주 항구을 강구 안이라 하는데, 그 뜻은 잘 모르지만, 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곳이라는 것 같은데, 미국 BOLTIMORE 의 포구도 INNER HARBOR 라고 하는 것을 보면 서양이나 동양이나 그게 그겁니다. 물론, 나폴리 호텔도 있고, 향토 문인이 하는 카페 카사블랑카도 있지요. 강구안 에는 서울 동부 이촌동에 있던 거북선도 이사와 있고, 주변에 충무 할매 김밥 집이 포구를 포위하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계절음식에 아주 민감하지요. 봄 철에는 도다리 쑥국, 멍게 비빔밥, 쏨뱅이 국 등이 미각을 자극합니다. 생선국을 어떻게 요리했는지 비린내가 전혀 없습니다.
통영은 문화 예술인들도 많이 탄생한 곳으로 시인 김춘수, 유치환,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도 그곳에 잠들어 계십니다. 원래 통영에서 낳지는 않았지만, 음악가로 윤이상 선생이 통영을 대표하고, 매년 3월말이면, 윤이상 음악제를 하고 있습니다. 올 해도 예외없이 3월 27일부터 열립니다. 작년에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르면 이순신 장군의 본영, 한산도가 보입니다.
아주 오래 전, 약 52년 전쯤, 막내 삼촌이 군에 입대 했을 때 얘기, 1958년 4월쯤 인 것 같습니다. 신병훈련소가 있는 논산에 삼촌 면회를 갔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와 저, 3대가 밤, 침대 기차를 타고 논산에 도착했습니다. 면회를 신청하려 했으나, 할아버지가 삼촌이 보내 온 편지를 가지고 오지 않은 불상사, 관동성명을 알 수 없어 찾을 길이 망막하던 차, 당시 6살배기인 제가 삼촌을 찾을 수 있다고 나섰습니다. 방법은 면회 안내 방송을 하는 곳에 만 가면, 찾을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군에 가기 전, 삼촌이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쳐 준, 시조와 노래를 부르면 찾아 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군인 아저씨들에게 마이크를 빌려,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를 읊고, 산타루치아를 뽑는 중, “내 배는 살 같이 바다를 지난다”가 끝나기 전, 눈물이 범벅이 되어 나타난 막내 삼촌, 이것이 시조 한 수와 나폴리 민요의 위력을 증명했습니다. 면회 후 은진 미륵도 보았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질 않으니, 벌써 세월이 한 바퀴 돌아가고 있네요.
한산섬의 수루(戍樓)는 술루(戌樓)가 아닙니다. 戌(이것은 개 술이고) 戍(이것은 지킬 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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