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조문학협회
HOME    공지사항    이야기마당    음악감상실    회원리스트    최신글보기    일정관리    운영진코너  

 

 


796
3,355
3,728
2,612,606

 

제작자 사이트가 뜹니다

 

 
작성일 : 03-04-17 12:38
마음을 위한 기도
 글쓴이 : 이해인
조회 : 3,269  
♣ 마음을 위한 기도 ♣

늘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성실함, 어떤 모양이로든지 관계를 맺는 이들에게는 변덕스럽지 않은 진실함을 지니고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힘겨운 시련이 닥치더라도 쉽게 조절하지 않고 견디어내는 참을성으로 한 번밖에 없는 삶의 길을 끝까지 충실히 걷게 해주십시오.

숲 속의 호수처럼 고요한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시끄럽고 복잡하게 바삐 돌아가는 숨찬 나날들에도 방해를 받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마음의 고요를 키우고 싶습니다. 바쁜 것을 핑계로 자주 들여다보지 못해 왠지 낯설고 서먹해진 제 자신과도 화해할 수 있는 고요함, 밖으로 흩어진 마음을 안으로 모아들이는 맑고 깊은 고요함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고요한 기다림 속에 익어가는 고요한 예술로서의 삶을 기대해봅니다. 마음이 소란하고 산만해질 때마다 시성 타고르가 그리 한 것처럼 저도 '내 마음이여, 조용히, 내 마음이여, 조용히'하고 기도처럼 고백하고 싶습니다.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지나친 편견과 선입견으로 남을 가차 없이 속단하기보다는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지니고 싶습니다. 내 가족, 내 지역, 내 종교만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마음을 넓히는 시원함으로 나라를, 겨레를 , 세계를 좀 더 넓게 바라보고 좀 더 넓게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밤새 내린 첫눈처럼 순결한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악과 타협하지 않고 거짓과 위선을 배격하는 정직한 마음, 탐욕에 눈이 멀어 함부로 헛된 맹세를 하지 않으며, 작은 약속도 소홀히 하지 않는 진지함을 지니고 싶습니다. 감각적인 쾌락에 영혼을 팔지 않으며, 자유와 방종을 혼돈하지 않는 지혜로움, 어린이 같은 천진함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는 용기를 지니게 해주십시오.

사랑의 심지를 깊이 묻어둔 등불처럼 따뜻한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이와 함께 슬퍼할 수 있는 부드럽고 자비로운 마음, 다른 이의 아픔을 값싼 동정이 아니라 진정 나의 것으로 느끼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연민의 마음을 지니고 싶습니다. 남에 대한 사소한 배려를 잊지 않으며, 칭찬과 격려를 아까지 않는 따뜻한 마음, 주변에 우울함보다는 기쁨을 퍼뜨리는 밝은 마음, 아무리 속상해도 모진 말로 상처를 주지 않는 온유한 마음으로 하루하루가 평화의 선물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을들녘의 볏단처럼 익을수록 고개 숙이는 겸손한 마음을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부끄러운 약점과 실수를 억지로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마음, 자신의 잘못을 비겁하게 남의 탓으로 미루지 않는 겸허함을 지니고 싶습니다. 다른 이의 평판 때문에 근심하고 불안해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 의연함을 잃지 않게 해주십시오. '내일은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몰라.' 하는 깨어 있음으로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며, 오늘 해야할 용서를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겸손함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살아있는 동안은 나이에 상관없이 능금처럼 풋풋하고 설레는 마음을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사람과 자연과 사물에 대해 창을 닫지 않는 열린 마음, 삶의 경이로움에 자주 감동할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을 지니고 싶습니다. 타성에 젖어 무디고 둔하고 메마른 삶을 적셔줄 수 있는 예리한 감성을 항상 기도로 갈고 닦게 해주십시오.


오병두 11-01-25 01:08
 
예리한 감성을 멋있게 표출할 수 있는 겸손성에 감사드립니다.
 
 

Total 147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7 칼럼-나의 인문적 치세방안/구상 소석 04-04 4158
126 영등할매 오시면 꽃샘바람 몰아친다 임재해 04-04 4603
125 적절한 시간 구본형 04-05 3977
124 우렁각시 맹명희 04-07 4452
123 生命이여, 種族이여(山 房 日 記)/ 장돈식 이인자 04-07 4206
122 시조문학은 세계의 문학이다/신세훈 소석 04-09 4247
121 까치밥의 의미 정완영 04-09 3876
120 꽃샘이 가시고 나면 이규임 04-09 3710
119 구경꾼과 구경거리 전우익 04-15 3522
118 구름을 따라간 강 이야기 틱낫한 04-15 3295
117 *매물도(每勿島) 기행 일만 04-16 3392
116 마음을 위한 기도 (1) 이해인 04-17 3270
115    Re..정말 감사합니다. 새해에 건강하시고... 김 규분 01-23 2800
114 시조문학의 부흥을 위하여 (1) 김동길 04-18 2952
113 현대시조 그 언어의 문제 이기반 04-21 3064
112 말을 골라쓰기 박재삼 04-22 4721
111 두 번 사는 세상 성철용 04-23 2970
110 한 문인(文人)의 명예회복 김교한 04-24 2903
109 변화의 시작은 구본형 04-29 2876
108 나무처럼, 계곡의 물처럼 김형경 04-29 2817
 1  2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