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조문학협회
HOME    공지사항    이야기마당    음악감상실    회원리스트    최신글보기    일정관리    운영진코너  

 

 


2,220
3,333
5,069
3,242,320

 

제작자 사이트가 뜹니다

 

 
작성일 : 03-05-15 09:57
이름에 대하여/ 다담 李昌熙
 글쓴이 : 李昌熙
조회 : 3,256  
㉠ 李昌熙
사람에게 한개 이상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유래는 BC 2852년 중국의 'Fushi'황제의 칙령에 의해서였다고 한다.원래는 한글자의 이름을 지녔던 중국인들이 그때부터 세글자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그 첫 번째 글자가 성씨(姓氏)이다.성씨는 중국 사람들이 신성(神聖)시 하는 시(詩)'Po-China-Hsing'에 들어있는 438단어 중에서 따 온 것이라 한다.
이름을 살펴보면 민족별로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유태인들의 이름은 주로 성경에 등장하는 이름들을 따온 것이다.또한 이름에는 뜻이 들어있다.뜻을 의식하지 않고 이름을 짓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이름에 특별한 뜻을 부여했던 증거를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성서에는 '나오미'(Naomi)라는 과부가 나오는데,'Naomi'의 뜻은 기쁜,유쾌(Pleasant)이다.그녀는 자신을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Marra'(괴로움,쓰라림,의 뜻을 지님)라 불러 달라고 했다.남편을 잃고 괴로워 하는 그녀를 '나오미'라 불렀다면 분명 '넌센스'라 하겠다.
유태인 남자들의 이름으로 인기있는 이름 중 하나인 '존'(John)은 '거룩한 신의 선물'이란 뜻이다.여자 이름인 '한나'(Hannah)는 '신이 나를 사랑했다.'이고,'엘리자베쓰'(Elizabeth)는 '신의 서약'이란 뜻이며 '사무엘'은 '신이 나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란 기쁜 마음이 배어 있는 이름이다.
문헌을 보면 그리스와 라틴계 이름으로는'죠오지'(George,농부라는 뜻임),'에리'(Emily,근면한),'마가렛'(Margaret,진주),'바바라'(Barbara,길손)따위가 나와있다.독일 사람들 사이에는 대체로 세례명이 인기가 있다.대개 이름을 지을 때는 두 가지 이름을 합성해서 한 이름으로 만든다.'윌리엄'(William)은 'will'과 'helmet'을 합성해서 만든 것이지만,"Helmet of will'을 뜻하지는 않는다.
미국에 사는 흑인들의 이름을 보면 1960년대 이전에는 백인들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60년대 이후부터는 종교적 혹은 아프리카 문화를 반영하는 이름을 짓게 되었다.그 이유는 아마도 흑인 지식층이 늘어나면서 자아에 눈뜨게 되고 뿌리 의식이 생겼기 때문인듯하다.많은 흑인들이 무슬림교(회교)를 믿게 되면서 농구 선수인 '페르디난드'(Ferdinand Lewis Alcindr,Jr)는 '카륌 압둘 자바'(Kareem Abdul-Jabbar)로 바꿨다.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복서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Cassius Marcellus Clay)는 '무하메드 알리'(Muhammad ali)로 바꿨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름에서도 뜻을 읽을 수가 있다. '에바'(Aba)는 '목요일에 태어나다' 이고 '에듁'(Aduke)은 '무한히 사랑받은'이며,'데크레이'(Dakarai)는 '행복'이란 뜻이다.
아메리칸 인디언의 이름은 부족의 문화를 나타낸다.그들의 이름은 어떤 특별한 것을 상징 하는데,종교적인 이유로 이름의 상징을 비밀에 붙이기도 한다.
인디언 아이가 출생하면 '썬라이즈 뷰티'(Sunrise Beauty)와 같은 이름과 '스무드 워터'(Smooth Water)와 같은 성을 가지게 된다.자라나 용맹스런 어른이 되면 '화잍 마운틴'(White Mountain)과 같은 이름을 붙이고,그 다음에는 직업에서 오는 이름을 붙인다.예를 들어서 건설 노동자는 '하이 워커'(High Worker)와 같은 이름을 붙인다.인디언은 태어나면서 이름을 얻게 되지만 일생을 통해 단계적으로 다른 이름을 얻게된다. 새로운 이름을 얻으면 그 전의 이름은 버린다고 한다.인디언들은 미국에서 법적인 신분을 얻기 위해 미국화된 이름을 붙이기도 했는데,'윌라드 칸츄리 맨'(Willard Countryman),'후랭크 비바'(Frank Beaver)따위의 이름들이다.스페인과 스페인령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성을 동시에 붙인다. '줄리오 뤼즈 로페즈'(Julio Ruiz-Lopez)는 '뤼즈'(Ruiz)가 아버지의 성이고 '로페즈'(Lopez)는 어머니의 성이다.
미국인들은 애칭을 많이 부르는데,그 사람의 성격을 봐서 '해피'(Happy),'개비'(Gabby,수다스러운)'같은 이름들을 붙이며,거대한 풋볼 선수를 '타이니'(Tiny,아주 작은)라 익살스레 부르기도 한다.
이탈리안들은 원래의 이름을 문학적으로 번역하여 부르기도 하는데 뉴욕 시장이었던 'Fiorello H.La Guardia'는 '작은 꽃'(The little flower)이라 불려졌다고 한다.이밖에 이름을 구성하는 첫자를 따서 '이니셜'로 부르기도 하는데,우리나라의 정치인을 'Y.S'나'D.J'와 같은 '이니셜'로 부르기도 한다.어떤 정치가는 자신의 이름을 '이니셜'로 불러 달라고 기자들에게 호소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한 때는'이니셜'이 유행하기도 했다.
외국사람들의 이름은 나라와 종족,태어난 시대,그리고 종사하던 직업에 따라서 다르다.외국 성씨(姓氏) 중에서 '베이커'(Baker)는 조상이 빵 굽는 사람이었다.'카펜터'(Carpenter)는 목수의 후예였고,'클랔'(Clarke)은 사무원,'쿡'(Cook)은 요리사,'밀러'(Miller)는 방앗간,'테일러'(Taylor)는 양복 짓는 사람,'스미스'(Smith)는 대장장이
였다고 한다.
일본 성씨 중에 '기노시다'(木下)는 나무 밑에서 살았고,'하다'(畑)는 조상이 화전민이었을 것이다.'야마시다'(山下)는 산 아래에서 '다나까'(田中)는 논 가운데서 살았겠다.내가 잘 알고 있는 '다구찌'(田口)라는 일본인의 얘기에 의하면 '시끼마'(色魔)라는 姓氏가 있다는데,한자의 뜻을 살펴보면 그러한 성씨를 가지게 된 연유가 짐작된다.'便所'라는 우스꽝스런 성씨도 있다고 들었는데, 일본어 사전에는 나와 있지 않는 것을 보면 지금은 흔치 않은 희성인 듯 하다.

옛날,우리 나라에는 양반의 자손들이나 이름을 가졌다는데 이름 앞에 오는 성씨는 가문을 상징했다.벼슬을 하다가도 역적으로 몰려 집안이 망해버리거나,살아남더라도 양반들의 머슴이나 노비가 되어 상인의 신분으로 전락하여 성을 잃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개똥쇠'나 '말똥이','쇠똥이'같은 이름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붙여지기도 했지만,무탈하게 잘 자라라고 귀한 집 아이들에게 붙이는 예도 있었다.
'끝순이','종말이'와 같은 이름은 딸이 많은 집에서 딸을 그만 낳겠다는 뜻으로 붙였다.나의 어머니의 어릴 때 이름은'남출이'였다고 한다.무남독녀였던 어머니 다음에는 꼭 아들 동생을 보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요즈음에 와서는 우리말 이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지만,아직은 한자로 이름 짓는 사람들이 더 많다. 큰 딸의 이름을 지을 때만 해도 우리말 이름은 그리 흔치 않았다.'이시내'라는 이름으로 출생 신고를 하러 갔더니 담당자가 한자는 없냐고 물었다.우리말로 지었다고 하자 한심하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제발 남 안하는 짓 좀 하지마소."
핀잔을 들으며 출생신고를 마쳤지만 기분이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여성의 지위가 옛날보다 나아지고 아들 선호도가 엷어졌다고는 하지만,아이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다.
성(性)의 구별없이 취향에 따라 한자,혹 우리말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겠지만,유독 남자의 이름을 한자로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아들이니까 집안의 돌림자를 넣어서 짓는다거나, 딸이니까 부르기 좋게 우리말로 짓는다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이름에도 유행이 있다.일제 시대에는 여자들 이름에 아들 자(子) 자를 넣어 '경자','숙자','애자'와 같은 이름을 지었다.이런 이름들은 일본식 이름으로 해방 후까지 그 여파가 남아 '자'자를 넣은 이름이 많았다.
최근에는 우리말 이름이 유행하는데,외국 이름처럼 길거나 발음이 독특하다.'차고 나온 노미 세미나','아름드리','보라미'와 같은 이름들이다.
이름이 이상하여 다른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는 경우도 흔히 보았다.徐양주,李안주와 같은 이름은 술과 안주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가.평생 따라 다닐 이름이기에 잘 생각해서 지어야 하겠다.
역술가나 작명가의 얘기로는 이름과 사주가 개인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운명을 믿는 편은 아니지만,이름과 그 사람의 생애를 비교해보면 일맥 상통하는데가 있는 듯하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여자 다운 이름을 가진 사람은 대개 평탄한 일생을 보내는 듯 하다.바깥에서 활동하는 여성들 중에는 남성들이 쓰는 이름을 가진 경우가 많다.정치가의 이름을 보면 정치가 같은 느낌이 나고,학자는 학자다운 이름이다.예술가의 이름은 예술가 답다.아무렇게나 지은듯한 이름의 사람이 귀히 된 예는 별로 없는 듯하다.이름에서 발복과 불운이 느껴지는 것은 글자가 가지고 있는 뜻 때문일 것이다.

나의 조부는 李자 貞자 雨자를 쓰셨다.그리고 바다 해(海),구름 운(雲)자로 해운(海雲)이란 호(號)를 사용하였다.
現.(조부에게서 시문(詩文)을 배운 적이 있는)'세명유리 會社' 회장(會長)인 李根厚선생의 회갑 문집에는 조부에 관한 얘기가 소개되어 있다.조부는 생전에 시문(詩文)에 능하여 시회(詩會)를 즐겼고 한시(漢詩) 창작 기법과 시 영창법(詠唱法)을 가르치기도 했는데,자연과 시,그리고 술을 벗삼던 청아거사(淸雅巨士)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많은 한시를 남긴 조부는 말년에 이러한 시를 즐겨 읊었다고 한다.

"서정강상월(西亭江上月)이요
동각설중매(東閣雪中梅)라
세사금삼척(世事琴三尺)인데
생애주일배(生涯酒一杯)로다"

'해운'(海雲)이라는 호 탓인지,바다에 떠있는 구름처럼 살다 일찍 타계한 조부가 천수를 누렸다면 나도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조부의 호가 달랐다면 장수를 하였을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나는 조부가 세상을 떠나기 몇해 전에 태어났다.한의술과 주역에도 능통했던 조부는 당시의 여자애들 이름과는 다른 이름을 내게 지어 주었다.번성할 '창'(昌),빛날 '희'(熙) 로 지은데에는 조부 나름의 어떤 이유나 기대가 있었으리라.
그 이름 외에도 내게는 '세레나'라는 카톨릭 세례명과 '문주'라는 이름이 하나 더 있었다.어릴 때 워낙 병약했기에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이름이라 하여 작명가에게서 지어 받았는데그 덕분인지 모르나 커가면서 차츰 건강해졌던 것은 사실이다.
내가 살아가며 글을 쓰게된 것이 이름자 덕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 이름 석자를 쓸 때면 내게 지금의 이름을 지어준 조부의 마음을 나름대로 짐작해 보게 된다.

위의 수필은 10여년전에 쓴 글을 지금 게재한 것으로
현재 나는' 다담' 이란 이름을 추가로 가지게 되었음을 밝혀둔다.
우리말로 지은 이 이름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뜻이다.

 
 

Total 152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2 말을 골라쓰기 박재삼 04-22 4800
111 두 번 사는 세상 성철용 04-23 3055
110 한 문인(文人)의 명예회복 김교한 04-24 2978
109 변화의 시작은 구본형 04-29 2950
108 나무처럼, 계곡의 물처럼 김형경 04-29 2885
107 경봉스님의 찻잔 김창배 04-29 3475
106 현대시조 변용의 길 장지성 05-07 3008
105 활판시대와 소걸음 진복희 05-09 3749
104 언어의 신비한 작용 구 상 05-12 2862
103 이름에 대하여/ 다담 李昌熙 李昌熙 05-15 3257
102 눈을 감고 가는 길 정채봉 05-19 3133
101 떠남과 만남 구본형 05-20 2948
100 살구나무 그늘에 앉아 김용택 05-21 3409
99 소나무처럼, 바다처럼 이해인 05-22 3093
98 사랑 열차 김수자 05-23 2947
97 맨손으로 일으킨 현대여류시조의 산맥 박구하 05-27 3242
96 고독과 마주하라 법상 스님 05-29 2932
95 비익조(比翼鳥) 정호승 05-30 2822
94 송충이 천국은 소나무 성철용 06-04 3046
93 네잎 클로버 이어령 06-10 3138
 1  2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