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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26 00:46
 조회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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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평>
◈ 보편성과 고유성 사이 ◈
김 병 희
1.
우리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세계에 둘러 쌓여 있다. 우리에게 인식되는 모든 사물들은 그것 자체로서가 아니라 이미지로서 우리에게 전달된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사실적인 특성들 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지 능력 또는 그 방식에 의하여 개인적인 것으로 변형되곤 한다. 언어가 환기 시키는 세계는 더더욱 그러하다. 말라르메는 자기가 "꽃"이라고 말했을 때 그 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런 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꽃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는 개개인마다 서로 조금씩 다를 것이다. 무엇을 꽃이라고 하는가?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꽃이라는 표현을 쓰는가? 꽃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전달받는가? 일반적 합의를 얻을 수 있는 꽃의 개념은 아마도 사전적 의미의 꽃일 것이다.
종자식물의 번식기관이라든가, 꽃이 피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 누가 꽃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 이런 의미를 떠올리겠는가? 우리에게는 이미 꽃이라는 단어를 인식하는 그 순간 번개처럼 떠올랐다 스러지는 몇 개의 이미지들이 저장되어 있다. 그러한 이미지들과 관련하여 우리는 어떤 단어를 사용하고 이해하기에 이른다. 어쩌면 세계는 우리들의 머리 속에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의 경우 언어로부터 환기되는 이미지의 문제는 더 심각하고 진지한 것이 된다. 문학이 언어를 매체로 하기 때문에 언어들의 집합체인 시의 경우 시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그 의미를 전달하며 공감을 확장할 수 있을까 하는 측면을 고려할 때 이미지에 대한 부분을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보편적 이미지와 고유한 이미지로 대별하여 접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의 범주로부터 멀리 이탈되지 않는 경우와 개인의 체험으로부터 고유성을 획득한 경우이다. 시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작품과 개별적인 체험을 통한 고유한 정서에 호소하는 작품에 따라 그 방식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사실상 시작품은 이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보편적이면서도 개성 있고, 개성이 있으면서도 보편성을 확보해야만 공감을 얻고 널리 읽힐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인 작품의 이해에 접근하다 보면 우리는 보편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전달하려는 작품과 고유한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소통하고자 하는 작품에서 서로 다른 정서가 환기된다는 사실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2.
까치밥 몇 알 남은
감나무 꼭대기에
집 없는 잘새들은
배경으로 앉혀 놓고
갈길 먼
시월 상달이
수채화로 걸려 있다.
-< 가을 수채화 >전문-
김춘량 시인의 <가을 수채화>는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고전적 방식으로 표구된 액자에서 본 듯한 고풍스러운 연하장들 속에서 본 적이 있는 듯한 그런 그림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어디에도 실제로는 없는 그림일지 모른다. 독자들의 머리 속에는 누구나 이와 유사한 장면에 대한 기억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자기 고향집 뒷마당에서, 또는 마을 어귀에서 앙상한 가지를 한 채 오직 빠알간 열매만을 매달고 있던 감나무의 정경은 누구라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아니면 가을 들녘을 지나가 어느 동네 어귀에서라도 보았
을 법하다. "감나무"와 "잘새"와"시월 상달"이 한 폭에 어우러진 풍경은 이미지들의 결합을 통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를 고조시키려는 시인의 설정이다. 모든 것이 스러져가고 황량한 기운이 엄습해오는 겨울을 채비하는 빈 가을, 그러나 까치밥을 남겨놓는 사람들의 마음과 가을하늘의 유난히 파란 배경 속에서 더욱 불게 도드라지는 감 열매의 조화에 푸근해진 시인의 마음 속에 가을 풍경이 이렇듯 자리잡은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 또한 자신이 목격했던 어떤 장면과 그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감정의 동일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오르는
사람마다
남기고 간 사랑얘기
다람쥐가
뛰어 놀고
산새들이 노래하고
마알간
산들바람이
어깨동무 날아간다.
-<숲속에서>전문-
백민 시인의 <숲속에서>는 동시조의 느낌이 짙은 편안하고 소박한 작품이다. 어려운 시어도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갸우뚱할 만한 상황도 끼어있지 않다. 누구나 언제라도 숲 속에 이르면 마주칠 수 있는 산들바람의 이야기다. 다람쥐를 본적이 언제였던가? 다람쥐는 실물로 만나기보다 동화 속에서 자주 마주치는 캐릭터다. 누구를 해치거나 미운 짓을 하기보다는 귀엽고 얄미운 존재로 등장하기 일쑤다. 도토리나 알밤을 주우러 숲 속을 바쁘게 뛰어다니는 다람쥐들의 발자국 소리와 숲을 찾는 연인들의 속살거림, 그리고 산새들의 재잘거림의 함께 소박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쉽사리 만나지 못하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지만 여유작작하게 숲 속에서 소요한다는 것은 이제 시속에서나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어디에 가나 사라 천지요, 쓰레기 천지요, 소음에 시달리는 우리들에게 이 시조가 환기시키는 여유로운 숲 속은 누구나 한번쯤 발길을 옮기고 싶은 머리 속의 마음 속의 이미지 공간인 것이다.
3.
텔레비전에서<빨강머리 앤>을 만화영화로 방영한 적이 있다. 창가게 놓인 조그만 화분을 가리키며 앤이 묻는다."저 꽃은 이름이 무에요?" 마리라는 "사과접시꽃이란다."하고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아니 그런 이름말고 아주머니가 붙인 이름은 뭐에요?"하니까, "사과 접시꽃 같은 데 이름을 붙여서 어쩌겠다는 게냐?"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러자 앤이 "아주머니도 그냥 여자라고만 불린다면 섭섭하지 않으시겠어요?"라고 되묻는 장면이 있다. 마리라가 사과접시꽃이라고 하는 것은 보편적 정서를 반영한 것이고, 앤이 사과 접시꽃이 특별한 이름을 요구하는 것은 고유한 체험에 호소하는 것이다. 두 방식이 물론 나름대로의 장단점과 어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시를 쓰는 사람들은 특히 이 두가지 방식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나만의 고유한 체험을 통해 공감을 유도하고 싶은 욕망은 때로 작품을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곤 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자신만의 체험에서 보편적 정서를 이끌어내는 무던한 노력이 요구된다.
달을 품은 구름사이로
동풍이 불어들면
산소리에 귀를 묻고
고개숙인 창백한 얼굴
초롱불 가슴에 켠 채
님 기다리며 산다.
-<초롱꽃>전문-
전미애 시인의 <초롱꽃>은 어떠한가? 우리는 "초롱꽃"과 같은 구체적인 꽃 이름을 고유명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유성의 자리에서 본다면 이것은 그저 일반 명사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수의 초롱꽃이 존재하는가. 이 시조에서 초롱꽃은 우리가 아는 보통의 초롱꽃으로 쓰였다. 초롱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청사초롱의 이미지와 천으로 가려진 간접조명 효과 때문에 애잔하고 연약해 보이는 느낌 등이 우리 가슴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시어이다. 시인은 초롱꽃의 자태를 통해 님을 기다리며 언제까지나 가녀린 떨림을 지속하며 꺼지지 않는 초롱불의 이미지 이끌어낸다. 그래서 한 떨기 초롱꽃은 시인의 고유한 초롱꽃에서 우리 모두가 목격한 적이 있는,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초롱꽃으로 전환된다.
그렇다면 <사랑꽃>은 어떤 꽃일까?
자고 나면 그 언저리 선혈이 돋더라
가고 나면 그 뒷자리 바람만 일더라
동백꽃
환한 새벽도
물소리로 지더라
-<사랑꽃>전문-
조영두 시인의 사랑꽃은 실제하는 꽃이 아니라 상징적인 꽃이다. 그럼에도 우리들 대부분이 그 꽃의 존재에 대해, 그 의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사랑도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사랑꽃>에서 시인은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이나 그 꽃의 위대함, 화려함을 이야기하지 않고 선혈이 돋는 뒷자리를 내보임으로써 사랑의 자취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꽃을 믿고 있을 때에는 너무도 확실하게 그 존재가 인식되지만 꽃이 만개하고 난 후 그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 잡으려 하면 할수록 그것이 존재했던 사실까지도 의심될 만큼 감쪽같이 흩어져 버리는 것이 사랑꽃의 속성일 게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에 피었다 스러진 사랑꽃의 이미지를 시간의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객관화하고 있다. 상처를 움켜잡고 연연해하기보다는 그것의 자취를 관조함으로써 사랑꽃의 존재가 일반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꽃은 누구나 그 존재를 인정하는 보편적 이미지로 확대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꽃 피어 웃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새 되어 우는 일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오가고 머무는 대로
놓아두고 있습니다.
-<근황>전문-
이 작품 속에도 이미지로서의 꽃이 등장한다. 시인은 꽃이 피는 것을 웃음으로 새가 지저귀는 것을 울음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여기에서 꽃은 아무 꽃이어도 상관없는 그야말로 모든 꽃을 의미한다. 그저 꽃이면 된다. 그래서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이 꽃의 존재는 그 의미영역을 마음껏 확장해나가며 온갖 꽃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꽃을 피우는 모든 식물, 어떤 의도나 탐욕도 스며들지 않은 채 그저 자연의 순환과정 속에서 피어나는 모든꽃들을 통해 웃음의 처연함을 배운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이렇게 봐서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겠는가, 어떻게 가시적인 기준으로 그 아름다움의 우열을 가릴 수 있겠는가! 새들도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것을 울음이라고 말한다 해서 지저귐을 멈추지 않는다. 박남수 시인은 새가 그것이 노래인줄도 모르면서 노래한다고 표현했다. 우리가 그들의 하는 짓을 울음이라 여기든 노래라 여기든 그들은 끝없이 지저귀며 자신의 삶을 채워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울음 우는 지구상의 모든 새들로부터 감상에 치우치지 않는 무심한 울음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문시종 시인은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놓아두고 있단다. 바람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날려서 비로소 바람을 느끼고, 나뭇잎이 뒤집혀 솜털 고운 속살을 드러내고 흔들릴 때에야 바람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를 흔들고 쓰러지게도 할 수 있는, '바람'이라는 단어가 포괄할 수 있는 모든 의미의 바람에 대하여 초연하기 위하여 우리는 개개의 나를 버리고 '인간'으로 스스로의 의미를 확대해 보면 어떨까? 인간이라는 단어가 함유하고 있는 모든 이미지들로 무장한 철인의 마음이 되어 보는 거다.
4.
울산암 오르는 길 발길이 빽빽하다
바위틈 노송은 해가 오나 비가 오나
그대와 만남을 위해 침묵으로 버텨 섰다.
얹힌 듯 매달린 듯 바위가 불안하다
바위벽 층계에서 선계(仙界)를 넘나들고
산하늘 비단 안개가 발 밑으로 휘돈다.
금강산 가던 발길
왜 여기 멈추었나
오늘 다시 만났으니
그 사연 들려주오
한 마디 그리운 말을
바위 돌로 눌렀나
-<울산암의 침묵>전문-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금강산으로 향하던 울산 바위는 늦게 출발한 데다가 길을 잘못 들어 설악산에 머물게 된다. 어느 날 울산 사또가 찾아와 울산바위를 설악산에서 두고 보고 있으니 세금을 받치라고 억지를 부린다. 고을 수령의 어린 아들이 꾀를 내어 울산사또에게 오히려 보관료를 내지 않으려면 도로 가져가라고 제안하여 위기를 모면하고 울산바위는 그대로 설악산에 남게 되었다.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일 것이다. 울산 바위에는 이러저러한 내력이 있다고 아이들의 전래동화집 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만약 이런 내용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이 시조의 분위기는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울산바위의 내력은 바위에 얽힌 전설로서 고유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고유성은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짐으로써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래서 시인을 조목조목 설명할 필요 없이"금강산 가던 발길// 왜 여기 멈추었나"라고 전제하면서 "오늘 다시 만났으니// 그 사연 들려 주오"하면서 우리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시를 쓰는 사람들이라면, 고유한 이름이 붙은 소재를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저 여자 또는 남자로 불리기보다는 고유한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매력적인 일인가를 다들 알고 있다. 나무나 꽃, 바위에까지 이름을 붙이고 고유한 이미지를 부여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시적인 일인가! 그러나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체험을 공유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들어온 친근한 이야기가 동반되지 않았다면 침묵하는 울산바위의 다 말 못하는 심정에의 감정이입은 불가능할 것이다. 남궁 익선 시인의 <울산암의 침묵>은 독특한 사연으로 고유화된 존재를 널리 알려진 이야기에 힘입어 보편화하는데 성공하였다.
장세득 시인의 <고란사>도 그런 점에서 주목받는다.
노랑 빨강 색색으로 단풍 등불 밝혀노혹
아득한 옛날옛적 꽃잎처럼 떨어져 간
전설속 삼천 궁녀들 혼을 달래 주고 있다.
-<고란사>전문-
색색의 단풍이 삼천 궁녀의 넋을 달래는 등물이라는 표현을 통해 역사 속의 유적지를 인간애가 교류하는 전설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삼천 궁녀의 충성심과 절개 굳은 투신이라고 역사 시간에 배워왔지만 꽃다운 나이의 궁녀들에게 왜 원망과 삶에 대한 집착 없었겠는가. 장세득 시인은 그들의 죽음을 떨어지는 꽃잎에 비유하고 자연의 순환에 따라 뒤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단풍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고란살르 단순한 사적지에서 역사를 묵묵히 감내하고 그 상처를 보듬으면서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환상적인 공간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5.
상식적으로 사람들에게 있어 고유성은 그 자체가 부담이 되기 쉽다. 특수한 체험을 공유하지 못했을 경우 의사소통에 오히려 방해가 도기도 한다. 고유한 장소에 대한 자기 느낌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면 서로가 체험을 공유해야만 한다.때때로 해외 여행을 경험을 기행시로 발표하는 시인들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와 자연환경이나 문화적 성격이 다른 외국이 체험이 시인에게 특별한 자극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체험을 공유하지 못한 대다수의 독자들은 시인의 감성을 따라가기 어렵다. 사람들이 군대 얘기에 빠져드는 것이나 같은 고향 출신에게 맹목적인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그들 서로가 공유하는 어떤 것 때문이다.
시조가 낯모르던 사람들이 즉석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싶을만큼 독자들에게 공감을 주는 매개체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고유한 체험을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이미지와 연결해 공감대를 확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하나의 시어를 선택하기 위해, 하나의 소리를 다듬기 이해 무수한 시간을 고뇌했을 시인들의 작품에 애정을 보내며, 이 가을 한층 더 원숙한 시조의 세계로 전진하기 바란다.
<시조문학 2002.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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